미술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파리 퐁피두센터와 오르세 미술관은 가고 싶어 합니다. 오르세 미술관이 19세기 중반과 20세 초반 작품을 주로 전시한다면 퐁피두는 현대 미술 작품을 주로 소장하고 있습니다. 피카소 칸딘스키 마티스 샤갈 미로의 작품 등 총 13만 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설치미술이나 비디오아트 등 다양한 현대미술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퐁피두는 2015년 스페인 말라가의 첫 분관 설치 이후 2017년 중국 상하이, 2018년 벨기에 브뤼셀 등에 해외 분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부산시가 지난 1월 퐁피두센터와 북항 일원에 퐁피두 분관을 설치하기로 협의하고 프로그램 운영 등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유정복 인천시장이 퐁피두 분관을 유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분관 예정지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 시장은 인천은 세계적인 공항과 항만을 지닌 대표적인 국제도시로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분관 유치 경쟁으로 퐁피두의 몸값만 오르게 됐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6월 파리를 다시 방문해 진전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그 뒤 프랑스 현지 사정으로 실무단의 방문이 미뤄졌고,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를 위한 협상도 더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시는 내년에 미술관 설립 타당성 용역을 할 예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시가 유치 경쟁에 뛰어들면서 설립·운영 비용이 더 들 것으로 보입니다.
시 김기환 문화체육국장은 “퐁피두센터와 계속 협의하고 있으며 국제 교류 전시도 추진하고 있다. 시가 이미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인천시가 왜 뒤늦게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부산시가 엑스포 유치 등으로 약간 멈칫 하는 사이 그 틈을 인천시가 파고 든 모양새입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게 현대의 경쟁사회라고 하지만 국내 대표적인 대도시가 퐁피두 분관 유치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