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정했어요.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죠? 라노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에 깜짝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요. 위태위태한 물가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데요. 미국이 치솟는 물가 때문에 만든 법이 바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에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라노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미국이 물가 상승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들고나왔습니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를 사는 미국 소비자에게 7500 달러씩 보조금을 주기로 한 것인데요. 소비자는 지원금을 받아 전기차를 더 싸게 살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전기차를 사는 모든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북미(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조립된 전기차만 보조금을 주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또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부품과 핵심 광물을 어디서 가져왔는지도 따져보기로 했죠. 북미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핵심 광물을 가져와야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IRA의 구체적인 기준을 정했는데, 북미에서 최종 생산된 전기차들 중 배터리를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부품을 50% 이상 써야 3750 달러를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배터리 핵심 광물은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채굴 및 가공한 것을 40% 이상 써야 3750 달러의 보조금을 주도록 했죠.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7500 달러가 지급됩니다.
미국이 IRA의 기준을 발표하자 미국에 전기차를 수출하는 현대·기아차의 우려는 커졌습니다. 우리나라 전기차는 불이익을 받는 기준이었기 때문이었죠. 현재 미국에서 팔리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는 전부 한국에서 조립해 수출하는데다, 우리나라 기업이 만드는 배터리의 부품과 광물은 거의 중국에서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전기차가 보조금 지원 조건에서 탈락해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가격이 비싸지고, 그렇게 된다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밀려나게 됩니다.
그러던 지난 18일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습니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 17일(현지시간) IRA 세부지침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전기차 브랜드를 발표했는데, 모두 미국 차로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모두 빠져있었습니다. 현대차가 미국 공장에서 올해 3월부터 생산하던 GV70은 최종 생산지가 북미라는 조건은 충족했으나 배터리가 중국산이라는 이유로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보조금을 받는 차종은 테슬라 제너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 쉐보레 등 미국 업체 7곳의 총 16개 차종입니다. 이들 제조사의 차종을 사면 대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습니다. 7500달러를 받는 차종은 테슬라의 모델3·Y, 포드의 F-150라이트닝, 쉐보레의 볼트 블레이저 실버라도 이쿼녹스 등 총 10종입니다. 3750달러를 받는 차종은 포드의 머스탱 마하-E, 지프의 그랜드 체로키 4xe 등입니다.
이번 보조금 지급 대상 선정으로 미국 업체 전기차들은 미국 시장에서 상당한 우위를 갖게 됐습니다.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의 60%가 넘는 테슬라는 저가 차량을 내놓으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기차 보조금 제도까지 이용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시도죠.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공장에서 2025년에 전기차를 생산할 때까지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합니다. 현대차는 조지아주 공장을 더 빨리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