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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무력을 억제하려면

by 연산동 이자까야

26일 한미정상회담에 다룰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한의 핵 무력 위협을 억제할 강력한 방안입니다. 적어도 확장 억제를 강화하는 수준에서 양국이 합의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현재 우리나라를 공격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의 핵 전력 때문입니다.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을 위해 핵 억제를 하고 있다고 해서 '확장 억제'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달리 말해 한반도가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다고 합니다.

21764_1682414098.jpg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24일(현지시간) "확장 억제가 정상회담 의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확장 억제 강화를 위한 추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은 한반도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지만 실제 미국이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할지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실(ICBM)을 시험발사하는 마당에 우리나라가 실제 공격을 받아도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할지 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근 우리나라가 독자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미국에서도 한국이 핵무장을 결정해도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습니다. 역사학자이자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맥스 부트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24일 WP에 기고한 ‘한국이 핵무장을 한다면? 그것은 워싱턴이 아니라 서울이 해야 할 결정’이란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은 이란이나 북한 등 불량 국가의 핵무기 획득에는 반대하면서 오랫동안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 파키스탄 인도 등 우방국의 핵무기 보유는 용인했다"며 "핵무기 클럽에 한국이 들어간다고 해도 이것이 바뀌지는 않는다. 궁극적으로 그것(핵무기 보유)은 한국의 결정이며, 우리는 강력한 압력을 가하는 것을 자제하고 동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같은 사람이 다시 대통령이 되면 우선주의 때문에 미국이 멀리 있는 동맹을 위해 핵전쟁을 감수할 것이라고 한국민이 믿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최근 CBS라디오 방송에 나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기존 한미 간 확장 억제 틀에서 벗어나 전술핵 재배치를 상시적으로 하는 나토식 핵 공유 이상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독자 핵 개발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와 중국을 자극할 정도로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고 대만 문제를 언급하는 등 미국의 가치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니 기존 핵우산 정책에서 더 나아가 한국이 의사 결정에 적극 참여하는 한국형 핵 공유를 하든지, 아니면 자체 핵 무장을 해서라도 우리의 안전을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안보는 누굴 믿어서 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힘을 키울 때 가능함을 우리는 역사에서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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