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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이거 아나?

by 연산동 이자까야

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유커'로 정했어요. 요즘 신문이나 뉴스에서 유커라는 말을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유커가 돌아온다'며 다들 기대하는 눈치에요. '유커'가 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라노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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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는 여행객 또는 관광객을 뜻하는 중국말 遊客(유객)의 중국어 발음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유커는 '한국으로 여행 온 중국인 관광객'을 뜻하는 단어인 것. 우리나라에서는 언론이나 관광업계 등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통칭하는 단어로 쓰고 있습니다.


유커들은 한 번에 대량 구매하고, 고가의 물품을 많이 구입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행업계의 큰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연간 1억5000만 명에 달하는 유커는 중국의 중요한 외교 수단으로서도 활용됩니다. 중국은 단체 해외여행을 물 밑에서 제한하는 방법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국가에 압력을 가해왔습니다. 여행을 제한시키는 것만으로도 경제 보복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죠.


실제로 중국은 2017년 3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 중 하나로 중국 내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사실상 금지했습니다. 이후 중국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단체관광이 일부 재개됐고, 2019년에는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가운데 단체관광이 12% 수준으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2020년 1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여행길이 완전히 막혀버렸죠.


그러던 지난 10일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한국 미국 일본 등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폐지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점차적으로 단체여행 제한을 풀었습니다. 중국은 앞서 지난 1월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20개국에 대한 단체여행 제한을 풀었고, 3월에는 프랑스 스페인 등 40개국에 대한 자국민 단체여행을 추가로 허용했습니다. 중국과 갈등을 빚는 국가들은 대부분 이 명단에서 제외됐었는데요. 이번 조치로 단체여행 범위를 사실상 전 세계로 확대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서 60개국에 포함되지 않았던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도 단체여행 대상이 됐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사드 갈등 이후 6년 만에 단체여행 제한이 풀린 것인데요. 중국이 한국행 단체관광 빗장을 풀면서 여행사와 항공사, 화장품 업계 등이 화색을 보였습니다. 하반기 유커 특수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같은 '유커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유커들이 과거처럼 활발하게 지갑을 열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을 대로 앉은 상황에 더해, 중국의 수출 제조 고용 전반이 악화해 디플레이션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커 효과를 기대했던 각국은 오히려 '차이나 리스크'를 우려하게 됐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중국 부동산 회사 등의 문제로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더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이런 부분이 국내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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