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소개할 시사상식 용어를 '하마스'로 정했어요. 지난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있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공격을 감행했어요. 하마스는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살인하고 납치했죠.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대규모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은 "어려운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고, 다음 날 전쟁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스라엘은 대규모 보복 공습에 나섰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터지며 전 세계적으로 긴장감이 맴돌고 있어요. 이번 이·팔 전쟁을 시작한 '하마스'가 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라노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오랜 갈등의 원인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모든 분쟁은 영국으로부터 시작합니다. 1차 대전 당시 오스만 제국이 독일·오스트리아 편을 들면서 싸우자 영국은 전쟁에 대한 부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당시 오스만 제국의 압제로부터 벗어나려는 열망이 있었던 아랍 민족을 건드렸죠. 영국은 오스만 제국을 상대할 때 아랍 민족의 힘을 빌리기로 마음먹습니다. 팔레스타인 일대를 위임 통치하고 있던 영국은 "영국을 도와서 싸우면 팔레스타인에 아랍 국가를 건설하는데 힘쓰겠다"며 '후세인-맥마흔 선언'을 했습니다.
영국은 이것으로 끝내지 않고 또 다른 약속을 해버립니다. 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영국은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유대인들의 힘을 빌리기로 마음을 먹죠. 영국은 유대인들이 고국 팔레스타인에 유대 민족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시오니즘' 운동을 전개하던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로 합니다. 영국은 유대인들에게 "유대인이 영국을 도와준다면 전쟁이 끝났을 때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돕겠다"는 '밸푸어 선언'을 합니다. 그러니까 영국은 하나의 땅을 가지고 두 개의 약속을 한 것입니다. 이는 향후 분쟁의 불씨를 제공했습니다.
1948년 영국의 통치가 끝나자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땅의 56%를 차지하고 이스라엘 건국을 선포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건국 선포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다른 중동 국가들은 바로 이스라엘 침공을 시작했고, 이는 1947년 1956년 1967년 1973년 총 네 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으로 이어집니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이 주변 국가와 전쟁을 치를 때마다 상대편에 가담해 번번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자치지역 영토도 지속적으로 빼앗겼죠. 이에 팔레스타인은 테러로 맞섰는데요. 1964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를 만들어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레바논은 팔레스타인의 대(對) 이스라엘 저항운동을 인정했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레바논을 작전 기지로 해 이스라엘 저항운동을 전개했죠. 하지만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이스라엘은 PLO를 없애기 위해 레바논을 침공했고, 결국 PLO는 레바논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에 대응하기 위해 1987년 대규모 민중봉기를 일으킵니다. 이를 '인티파다'라고 부릅니다. 인티파다를 계기로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창설되죠. 하마스는 현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실질 지배 정파입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존재를 부정하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에 대해 무력 저항을 주장합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을 해방시키고 독립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들이 꿈꾸는 나라는 비무슬림과 무슬림이 함께 어울려 사는 곳이 아닌 이슬람만을 위한 국가를 만들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강경파인 것이죠. 미국과 유럽연합, 영국 등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무차별 테러 공격 등으로 이스라엘에 저항해왔고, 계속해서 피해를 주고받은 끝에 1993년 '오슬로 협정'을 체결하며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팔레스타인 땅으로 인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로의 땅을 침범하지 않기로 약속도 하죠.
그러나 이스라엘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 정착촌을 계속해서 세우죠. 이에 따른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기습 공격을 가한 것입니다.
사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강의 첩보와 군사력을 자랑하는 국가입니다. 하지만 이번 하마스에 공격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했죠. 이는 이스라엘의 내부 사정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현재 이스라엘은 극우정책으로 분열됐고, 국외보단 국내 정치 상황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스라엘은 네타냐후 정부가 집권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정부가 들어서며 극우 세력이 득세하기 시작했습니다. 극우파들은 팔레스타인을 극도로 견제합니다. 팔레스타인의 모든 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죠. 그래서 이슬람의 성지이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지 중 하나인 '알 아크사 사원'을 계속해 접수하려고 노력하고,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 정착촌을 계속 세웁니다. 끊임없이 분쟁이 일어났지만 네타냐후 정부는 손놓고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극우파를 정리하면 정권이 무너지기 때문이었죠. 이런 혼란스러운 틈을 노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급습한 것입니다. 네타냐후 정부는 전쟁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