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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까지 허물면 어떡합니까

by 연산동 이자까야

방파제 기능이냐 주민 편의성이냐?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로 이야기입니다. 구가 방파제를 허물고 수영강 보행덱을 이용할 수 있는 계단을 설치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1764_1705311046.jpg 민락수변로 241 일원 방파제 일부를 허물고 설치된 계단. 박수빈 기자

구는 민락수변로 241 일원에 설치된 방파제 일부 구간을 허물고 계단을 마련했습니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인근공원 근처의 횡단보도와 이어지는 곳에 계단을 만든 것입니다. 구는 애초 계단 넓이를 1.5m로 계획했으나 시공 과정에서 콘크리트 방파제가 예상보다 많이 깨지면서 2m 폭의 계단을 놓았다고 합니다. 이번 사업은 수영강변 보행덱으로 편하게 들어가고 싶다는 주민 요청에 따라 추진한 것이라고 합니다.


구의 설명과 달리 계단이 놓이면서 보행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방파제는 제구실을 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되자 인근 주민은 벌써부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태풍과 해일이 발생하면 일대 도로가 물바다가 될 수 있다고 염려합니다. 게다가 계단 설치가 주민참여예산 제안 사업으로 추진됐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주민 의견을 바탕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게 있을 텐데, 지자체가 방파제를 허물고 계단으로 만든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주민들은 지금도 만조와 태풍이 겹치면 강물이 넘어와 위험하다고 합니다. 이런 곳에 방파제를 허물고 계단을 만든 것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구가 주민의 안전을 등한시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구는 사업 추진 전 타당성 검토를 거쳤고, 방파제의 높이와 홍수량을 비교했을 때 둘 사이 높이차가 커 파도가 넘어오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최근 월파 관련 민원이 접수돼 추후 계단 폭을 1.2m로 줄이고, 수문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합니다. 보행편의성을 위해 보행덱을 설치했다는 구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태풍이나 해일로 주변이 물바다가 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보행편의성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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