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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보다는안전이 우선입니다

by 연산동 이자까야

사업의 수익성이 낮아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 또 표류할 위기에 놓였어요. 부산 최고령 공공아파트인 영주시민아파트의 이야기입니다. 수익성을 이유로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 진행을 보류하고 있는 탓에 주거환경개선사업이 또다시 장기 표류할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사업 기간이 미뤄지는 만큼 입주민은 노후화로 위험한 건축물에 어쩔 수 없이 거주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21764_1706517024.jpg 1971년 지어진 부산 최고령 공공아파트인 중구 영주시민아파트의 주거환경개선 사업이 표류 위기에 놓였다. 사진은 29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항공 촬영한 이 아파트 전경. 국제신문DB

중구는 지난달 LH로부터 이 아파트의 주거환경개선지구 사업의 수익성이 낮아 추진이 어렵다는 취지의 공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LH는 2022년 5월 영주시민아파트의 주거환경개선지구 사업 시행자로 지정돼 공공임대주택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지정 1년 7개월 만에 사업 보류 의견을 밝힌 것입니다. LH는 공문에 부산시가 추후 고도제한을 해제하거나 중구의 도시계획 변경이 있을 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였다고 합니다. 대상지가 접근성이 낮은 고지대인 것은 물론 최근 공사비가 크게 오르고 부동산 시장마저 침체돼 사업에 어려움이 예상됐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영주시민아파트 일대가 망양로 고도제한 지구(단일 건축물 최고 높이 21m)로 지정돼 있습니다. LH는 사업성을 확보하고자 지난해 기본구상 용역을 재시행해 전체 세대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경제성이 떨어지자 고도제한 완화 조처 없이 사업 수행이 불가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시는 망양로 고도제한 관련 용역을 7월까지 진행한 뒤 결과를 보고 완화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1971년 지어진 이 아파트의 안전입니다. 이곳은 당시 시가 산복도로 판잣집을 허물고 지은 부산의 첫 아파트입니다. 현재 안전진단 D등급을 받는 등 매우 낡아 거주하기에 위험이 큽니다. 이에 구가 4개 동 전체 215세대 중 64세대를 제외한 70%를 매입했습니다. 이 중 45세대가 실거주 중입니다. 입주민들은 비만 오면 물이 안 새는 집이 없고 벽에는 위험시설물 표지판을 붙여놓고 있다고 합니다. 고령인 입주민들은 하루빨리 위험한 아파트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합니다.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또다시 장기 표류할 상황에 직면하자 입주민들의 우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하루속히 이 문제가 잘 풀려 고령 입주민들이 안전한 곳에서 거주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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