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龍頭蛇尾)란 말이 있습니다. 용의 머리와 뱀의 꼬리라는 뜻으로, 처음은 좋지만 끝이 좋지 않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로를 위해 온갖 대책이 논의됐던 부산 연제구 거제동 레이카운티 앞이 이런 경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곳 통학로는 유치원생 아이들이 다니기엔 위험천만합니다. 안전한 통학로 만들기에 온 힘을 쏟고 있는 국제신문은 이곳의 문제점과 대책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거제초 병설유치원 하원 시간대. 유치원생과 학부모들의 귀갓길은 아슬아슬합니다. 유치원 버스가 없어서 1.5㎞나 되는 거리를 걸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도로변에는 유치원생들의 등원을 위해 주정차된 승용차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이를 피해 통행하려는 자동차들은 중앙선을 넘기도 합니다. 초등학생들이 탄 통학버스도 도로를 다닙니다. 하지만 유치원생들은 걸어서 다녀야 합니다. 초등학생들의 통학버스 도입에 열을 올리다가 정작 유치원생들은 소외된 셈입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회사에 사정을 설명하고 눈치 보면서 등·하원을 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4470세대의 대단지 아파트인 레이카운티 중 3~5단지 입주민의 초등학생 자녀들은 거제초로 배치가 됐습니다. 교육 당국은 이들 초등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통학버스를 도입했습니다. 통학버스 도입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4대의 통학버스가 새학기부터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거제초 병설유치원생들의 통학버스는 운영되지 않아 논란이 생긴 것입니다.
그동안 통학로 환경 개선을 위해 온갖 대책을 논의하고 노력을 했지만 정작 유치원생들은 혜택을 못 받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교육당국의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루속히 유치원생들이 마음 놓고 등·하원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세심하게 보살피는 행정이 아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