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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May 08. 2024

관광객 줄이기에 나선 일본

일본에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엔저 효과로 일본에 관광객이 밀려들면서 유명 관광지나 도시 일대가 혼잡해지고,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주차하는 이들이 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는 관광객에게 추가 비용을 물리는가 하면 대중교통 이용마저 자제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일본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뒤로 후지산이 보이는 편의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방문 외국인 수는 지난달 월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 사상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에는 2500만여 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의 80%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원화가 약세임에도 엔화 가격이 100엔당 880원(7일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관광 비용이 내려가다 보니 관광지나 도시는 어딜 가나 외국인으로 북적입니다. 이 때문에 관광객 줄이기에 나선 곳도 있습니다. '후지산 인증샷 성지'로 알려진 혼슈 중부 야마나시현의 한 편의점은 지난달 30일 근처에 후지산을 가리는 높이 2.5m, 폭 20m 가림막을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후지산이 배경으로 함께 찍힌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자 2022년 12월부터 주변이 혼잡해졌고,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주차하는 관광객이 늘었다고 합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추가 요금이나 세금을 걷는 경우는 일반화된 듯합니다. 도쿄 등지에서는 일본인과 일본 거주 외국인만 식사비를 할인해주는 방법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요금을 더 받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한 식당이 늘고 있습니다.


도쿄도, 오사카부, 교토시 등은 외국인에게 숙박세를 걷고 있습니다. 숙박세를 걷기 어려우면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세금을 걷는 지자체도 있습니다. 혼슈 서부 히로시마현 하쓰카이치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쓰쿠시마 신사가 있는 섬인 미야지마 방문객에게 1인당 100엔(약 900원)을 받습니다. 또 다른 세계유산인 '기이(紀伊) 산지의 영지와 참배길'이 있는 혼슈 서부 와카야마현 고야초도 2028년 4월 이전에 관광객을 대상으로 세금 징수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심지어 관광객에게 대중교통 이용 대신 걸어가도록 권장하는 지자체도 있습니다. 도쿄 남쪽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 전차에는 인파가 몰려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역에 안내원을 배치해 유명한 불상이 있는 사원까지 걸어가도록 관광객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관광객이 늘면 돈이 돌고 식당이나 상점이 생기면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지역 경제가 살아납니다. 너무 많아지면 대중교통 이용도 힘들어질 정도로 거주민 불편을 겪습니다. 그렇다고 명소를 없애고, 대중교통 이용을 제한하는가 하면 벌금과 다를 바 없는 추가 요금을 거둬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차라리 기반 시설 확충에 투자하는 쪽이 더 나은 선택이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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