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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산동 이자까야 Aug 05. 2024

도로 위의 무법자
'10대 무면허 킥보드'

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얼마 전 하나의 공유킥보드를 함께 타고 달리는 학생 2명을 봤어요. 그 두 사람은 즐거워 보였지만, 지켜보는 라노 입장에서는 엄청 위험하다고 느껴졌어요. 두 사람이 좁은 발판 위에 몸을 꼭 붙이고 안전모도 착용하지 않은 채 달리는 장면을 보는 누구나 그런 생각을 했을 거예요. 아니나 다를까 보도블록에 바퀴가 걸려 전동킥보드가 앞으로 넘어지면서 두 사람도 붕 날아가 풀숲으로 추락했어요. 학생들은 그것마저도 즐겁다는 듯이 넘어진 상태로 깔깔 웃었지만 라노는 깜짝 놀랐어요. 사람이 그렇게 날아가는 것을 처음 봤거든요. 학생들이 크게 다친 것 같지 않아 천만다행이었지만, 만약 차가 달리는 도로나 딱딱한 보도블록 위에서 넘어졌다고 생각해보세요. 큰 사고로 이어졌을지도 몰라요.

주차돼 있는 공유킥보드. 국제신문

아슬아슬하게 질주하는 10대들의 전동킥보드는 큰 사고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지난 6월 경기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학생 2명이 전동킥보드를 함께 타고 다가 산책 중이던 60대 부부를 들이받아 부인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 발생 당시 가해 학생들은 무면허에 안전모 미착용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죠. 가해 학생들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도로교통공단의 '개인형이동장치(Personal Mobility·PM) 교통사고 현황' 통계를 보면 PM 관련 사고는 ▷2019년 447건 ▷2020년 897건 ▷2021년 1735건 ▷2022년 2386건 ▷2023년 2389건 등으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도 급증했는데 ▷2019년 8명 ▷2020년 10명 ▷2021년 19명 ▷2022년 26명 ▷2023년 24명 등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가해자가 10대인 경우는 ▷2021년 549건 ▷2022년 1032건 ▷2023년 1021건 등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무면허 PM 운전으로 적발된 10대는 ▷2021년 3531건 ▷2022년 1만3365건 ▷2023년 2만68건으로 매년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습니다. 


2021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PM 운전자는 만 16세 이상부터 취득할 수 있는 '제2종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 이상의 운전면허증을 보유해야 합니다. 무면허로 운행하다가 적발될 경우 10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하지만 PM 대여 업체 상당수가 제대로 된 면허 인증 절차를 갖추지 않고 있는데요. 아직 면허가 없는 라노가 무작위로 고른 4개의 PM 대여 앱에 가입해 확인한 결과, 1개의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업체는 별도의 운전면허 등록 없이 PM 대여가 가능했습니다. 


PM은 구조상의 특성 때문에 위험한 이동수단에 속합니다. 운전자가 서서 타야 하기 때문에 핸들을 꺾는 각도가 큰 데다가 무게중심은 높고,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은 좁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모 착용을 의무화하고, 하나의 PM에 2명 이상 탑승할 수 없게끔 현행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게다가 PM 대여사업은 '자유업'으로 분류돼 정부가 대여 업체를 관리·감독할 의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림대 김필수(자동차학과) 교수는 PM 전용 면허를 만들지 않고 기존 면허(원동기 면허)에 PM을 추가한 형태부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새로운 이동 수간이 생기면 새로운 면허 조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PM과 이륜차는 작동 방식과 특성이 아예 다른데 무슨 상관이 있다고 이륜차 면허에 PM을 집어넣나요. PM 전용 면허를 새로 만들어야 해요. 그리고 이 새로 만들어진 PM 전용 면허를 청소년들이 취득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학교에 주기적으로 찾아가서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을 시키고 면허 수료증을 줘야 해요. 청소년들은 면허의 필요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인지능력도 성인에 비해서는 떨어져요. 그렇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교육해야 하죠. 여기에 더해 청소년들의 안전모 착용을 의무화시키고, 현행 최고 시속을 지금보다 확 낮춰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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