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뭐라노'의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라노는 이번 주 '이거 아나'에서 '주한미군 감축설'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지난 23일 오전 4시30분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군 4500명을 감축해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 내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합니다. 보도에서 언급된 4500명은 현재 한국에 상주하는 미군 인력(약 2만8500명)의 15.7%를 차지하는데요. 주한미군 감축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나라 국방부는 "한미 간 논의된 사항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고요. 미국 국방부도 "사실이 아니다"고 공식 부인했습니다.
양국 정부의 신속한 부인에도 주한미군 감축설에 따른 긴장감은 쉽게 완화되지 않습니다. 마냥 근거 없는 낭설로 치부하기엔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소식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당시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고 부르며 "잘사는 나라면서 방위비 분담금을 조금밖에 안 낸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분담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하겠다고 압박하죠. 이미 전례가 있습니다.
이러한 기조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더욱 구체화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상에서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을 강력한 압박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한국은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앞서 분담금 협상을 서둘러 완료하기도 했죠. 하지만 미국 법상 행정부는 이를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90일간 상호관세 유예 조치 종료일인 오는 7월 8일을 데드라인으로 잡고 협상을 진행 중인데요. 한국 정부는 협상 패키지에 방위비 분담금은 넣지 않기로 양국이 협의했다고 첫 고위급 협의 직후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대선 이후 주한미군을 인질 삼아 변덕을 부릴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게다가 '중국 견제'라는 대외 명분도 존재합니다. 현재 미국은 중국 견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중국이 대만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중국을 억제하는 것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가 된 것인데요. 그러면서 해외 주둔 미군을 특정 지역에만 묶어두는 것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의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용하는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중국을 견제하는 데 더 유리한 지역에 미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흐름이 가속했죠.
괌은 중국과 가까우면서도 중국의 직접적 타격에서는 비교적 안전한 거리에 있어 미군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 중 하나인데요. 미국으로서는 주한미군을 줄여 유사시 더 신속하게 병력을 투입할 수 있는 괌 등의 전략적 요충지에 재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양국 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설을 부인했지만, 과거에도 한미 간 주요 외교 현안이 언론 보도로 먼저 나온 전례가 있어 아직 안심하기엔 이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주한미군을 줄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죠. 6·3 대선을 앞두고 터진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다음 정부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