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문 - 먼저 간 내 아이에게

2022.01.07 너를 보낸 후

by 박현아

시험관 5차 만에 임신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초기 출혈로 유산인 줄 알고 펑펑 울며

병원에 갔던 날, 너무나도 멀쩡히 심장이 뛰고 있어

감사합니다.


3시간의 전신마취 수술을 버티고 살아줘서 감사합니다.

짧지만 여섯 달 동안 ‘엄마‘로 살게 해 줘 감사합니다.


마지막 진료가 된 그날,

입체 초음파로 나에게 얼굴을 처음으로 보여준 날

너의 얼굴을 볼 수 있어 감사합니다.


멋진 아들이라서, 아빠를 꼭 닮은 든든한

아들이라 감사합니다.


살아있다고 태동을 마음껏 해줘서

임신 중 가장 행복한 일주일을 만들어줘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맙습니다.


주님,

이렇게 모든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기도드리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

다음에 다시 엄마가 된다면, 또 아이가 저에게

찾아온다면 기꺼이 모든 걸 다 바쳐

꼭 아이를 지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내 아들!

천국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누구보다 행복하기를,

하늘이 맑은 어느 날 다시 찾아와 주기를.

엄마가 기다릴게.



아멘.


(2022년 1월 26일 새벽 3시 44분. 아호를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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