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적으로, 나는 참을 때 훨씬 비이성적이 되고, 안 참을 때 판단력이 좋아진다. 뭐가 답인지 길을 잃은 느낌이라면, 내가 뭘 참고 있는 지를 생각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남일에는 객관적일 수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 게 아닐까?
참는 것과 조절하는 건 다르다. 참는 건 그냥 못하게 막는 느낌이라면, 조절하는 건 자원을 배분하는 느낌이다.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구조와 구성을 내게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것.
참을 때는 갑갑하고 무기력함이 들지만, 조절할 때는 자기통제감 덕분에 오히려 자유로운 느낌이 되는 것 같다. 참는 걸 조절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계속 참다보면, 정말로 길을 잃더라. 길을 잃은 줄도 모르고.
갖고 있는 마음의 성분(?)과 실제 선호에 차이가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이 참고 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경우는 자유롭고 통제를 싫어하는 성향이지만 구조화되고 체계적으로 살아야 안정감이 생긴다. 되게 주관적이고 감정이 풍부하지만, 정신줄 놓는 걸 정말 싫어한다. 뭐랄까, 이게 내 생존방식인 것 같다.
이성적인 사람은 감정이 부족하다는데, 감정과 이성은 척도가 다른 게 아닐까 싶다.
T인데 감정이 강한 사람은, 그 감정을 이겨내면서까지 맞는 선택을 하려하는 게 아닐까. 오히려 F인데 공감능력이 약한 사람은 정말 지맘대로 사는 게 아닐까. 싶다. 타인에게 공감은 못하지만 자기 감정에는 충실한 거니까.
내 생각엔, 자기 자원을 활용해서 균형적인 상황과 상태를 만드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감정을 억제하는 T라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실제로 맞는 것이 같아지는 상황과 상태를 만들도록 노력하는 게 좋지 않을까.
내 경우는, '맞는 것'이 '좋아하는 것'과 일치하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왔다. 많이 헤맸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안정감을 좋아한다지만 자유로움이 없는 안정감은 색이 바랜 느낌일 것 같다. 역도 마찬가지.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자연스러운 통제가 내면화된 삶을 자유롭게 느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좋은 습관을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음. 현재로선, 이게 가장 좋은 길인 것 같다.
참지 않고 사는데 가장 자유롭고 편안하고 안정적인 상태가 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