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라 함은, 뭔가 맹목적인 느낌이라 거부감이 강했다. 신의 존재는 알 수 없고. 그런데 되게 이성적이고 멋진 사람들 중에도 종교인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동북아가 특이 케이스지 종교인이 훨씬 많다. 부정적인 문제도 많지만, 긍정적인 효과도 많다.
종교의 순기능이 뭘지 생각해봤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믿음. 내 짐을 덜어낼 수 있는 공간. 마음껏 응석부릴 수 있는 대상. 그런 존재가 종교인 건 아닐까. 혼자 싸안고 있던 짐을 덜어낸 공간에, 세상의 많은 것들을 품고, 여유도 갖고, 포용력도 갖고. 그래서 종교인 중에는 뭔가 편안해 보이는 사람이 많은 게 아닐까. 싶다. 답 없는 고민이나 실존적인 불안 같은 걸 덜라는 건데, 자신의 욕망이나 귀찮음 같은 걸 떠넘기면 문제가 생기는 거고.
지금의 나는, 혼란형에서 안정형으로 가는 과도기 정도인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량하다고 생각하지만, 의심없이 막 믿는 건 불가능하기도 하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맹목적인 믿음을 사람에게 갖는 건 서로에게 좋지않다고 생각한다. 그 믿음으로 인한 어떤 결과든 시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라면, 그건 그냥 좀 게으른 게 아닐까. 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사람에게는 가질 수 없는 종류의 믿음을 가져도 되는 존재가 신이 아닐까. 싶다.
종교를 가져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는 한데, 그게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니. 그리고 유일신은 역시 좀 별로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나만 믿어. 다른 거 믿는 건 배신이야. 하면서 막 사람을 시험하고 이런 종류는 싫다. 물론 내가 몇몇의 편향된 정보로 하는 말인 건 안다. 어떤 종교든 세계적으로 위대하다는 말씀이 그렇게 편협할 리가. 제대로 이해한다면, 위대한 종교의 교리들은 다 위대한 말씀들이겠지. 사용자가 이상하게 쓰는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