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 해고의 시대, 내 이름이 곧 브랜드

소속을 넘어, 개척으로

by 스티봉

우리는 살아오면서 늘 소속을 중요하게 배워 왔다.
어디 학교에 다니는지, 어떤 회사에 들어갔는지, 어떤 조직에 속해 있는지가 곧 개인의 가치처럼 여겨지는 시대가 길게 이어졌다. 소속은 안정이고, 보호고, 길을 잃지 않게 하는 지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며 이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일과 창작의 영역에 들어오면서, 우리는 질문을 새로 던져야 한다. 정말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속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가?

AI는 인간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기술을 넘어, 개인의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기획, 디자인, 개발, 분석, 글쓰기 같은 영역이 한 사람의 손 안에서 가능해지고, 예전에는 팀을 꾸려야 가능했던 일들이 이제는 개인의 프로젝트가 되어버렸다.
예전이라면 “조직”이라는 큰 배를 타야만 항해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개인”이라는 작은 보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먼바다로 나갈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조직을 떠나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더 이상 소속을 절대적 기준으로 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조직의 이름은 과거보다 훨씬 빨리 바뀌고, 안정은 예전만큼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개인에게는 선택지가 늘어나고, 기술은 새로운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소속의 힘이 약해지는 만큼, 개인의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이 변화 속에서 중요한 것은 소속의 여부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 자체가 어떤 가치와 능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이다.
내가 가진 기술, 내가 만든 결과물, 내가 쌓아 올린 경험과 브랜드. 이것들은 조직보다 느리게 사라지고, 훨씬 넓은 세상에서 나를 지탱해 준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소속되기 위해 애쓰는 대신, 스스로 개척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자연스럽고도 현명한 선택이라고.
누군가의 허락을 기다리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우리는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시도할 수 있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지만, 개척하는 사람은 그 변화 속에서 길을 만든다.

앞으로의 시대는 아마도 이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다.
어디에 속해 있는지가 아니라, 어떤 것을 스스로 개척해 왔는가로 평가받는 시대.
조직이 주는 이름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낸 이름으로 살아가는 시대.

우리가 묻고 답해야 할 질문도 바뀌었다.

“나는 어디에 속할까?”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개척할 것인가?”라는 질문 말이다.

그 질문을 깊이 품은 사람은, 소속의 테두리를 넘어서 스스로의 삶을 다시 그릴 수 있다.
그리고 그 삶은 인공지능 시대가 허락한 가장 큰 자유이자, 가장 큰 가능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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