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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었을 때

잃은 것이 아닌 잠시의 잊음.

by 채연

나는 가끔, 또는 자주 괴롭다. 나의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에 잠식되는 것을 느낀다. 그렇게 나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내가 나인 것 같다. 나는 항상 부정적이고 못난 사람인 것 같다.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나‘가 있고 현재의 ’나‘가 있다. 그 둘 사이의의 괴리감이 너무 크다. 절대로 이상적인 ’나‘가 될 수 없을 것 같다. 그 순간의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 때문에 원하는 목표에 다가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후퇴한다. 내가 나를 그렇게 만든다.


삶이 항상 괴로운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 나의 생각과 감정과의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거리가 더 멀다고 느끼면 느낄수록 내 삶은 더 우울하고 불행해진다.


하지만 언제나 괜찮다고 내 마음을 다시 진정시킨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지금까지 잘해왔다는 것을 알아차리려 한다. 빨리 알아차리던 늦게 알아차리든 크게 중요하지 않다. 모두에겐 다 삶의 속도가 있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성장하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면 된다. 사람들은 성공한 나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고 있는 나에서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 내가 더 좋은 나로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삶이 행복하고 즐거운 것이다.


이미 나의 목표, 이루고 싶은 것들을 다 이루었다면? 그렇다고 그것이 절대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다. 성공했다고,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모습에서 성장, 성숙해지기를 멈춘다면, 그땐 사실 성장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후퇴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만약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었다 생각했음에도 다른 나, 다른 것들을 원하고 있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나 자신을 마주했을 땐 또다시 편안함과 행복을 느낄 것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았을 때, 나는 희열을 느낀다. 무너져도 다시 할 수 있다고 무너진 나는 내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내가 실패했어도 다시 일어났었던 과거를 생각해 보자, 경이로웠다. 내 모습에 감탄했었다. 내가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면, 분명히 나는 삐끗할 때도 있을 것이고, 넘어질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험을 하는 순간에는 정말 그 순간의 ‘나’가 진짜 ‘나’가 되어버린 느낌이 든다, 그리고는 이렇게 생각한다. ‘아, 이렇게 넘어지고 다치는 내가 ‘나’이구나, 더 이상 갈 수 없어, 나는 넘어졌기 때문에 다시 일어날 수 없어. 일어난다 하더라도 나는 다시 넘어질 거야. 또다시 넘어진 나를 마주하기가 너무 무서워 ‘. 하지만 기억하자. 지금 넘어진 ‘나’는 ‘나’가 아니라는 것을, 이유는, 돌이켜본다면 나는 수없이 넘어졌지만 결국 다시 일어나서 여기까지 달려왔기 때문이다. 여기가 어디든, 만약 한 발자국만 왔더라도, 걸어서 왔더라도 그 한 발자국을 내디뎠던 ’나‘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나를 깨닫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넘어진 순간에는. 온갖 부정적인 생각과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든 감정들이 나를 잠식시켜 진짜 ’나‘를 잊게 만들고 포기하게 만든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나,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나’가 ’나‘임을 스스로 상기시키자.


이 세상 모든 ‘나’에게 위로를 전해주고 싶다. 다 괜찮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포기해도 괜찮다고. 언젠가 다시 일어나기 위함이고, 나아가기 위함이고, 그곳에서 행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 내 안의 ’나‘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저 지금 잠시 그 ’나‘가 느껴지지 않은 것뿐, 잃어버린 게 아니라 잊어버린 것이다. 그 잊어버렸었던 ‘나’가 ‘나’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줄 그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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