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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odstylist Dec 27. 2021

소보로 듬뿍 올린, 달콤한 ‘애플 크럼블’

[All about FOOD]  

어릴  소보로빵을 좋아했다. 정확히는  표면의 바삭하고 달콤한 크럼블을 좋아했다. 어머니가 간식으로 우유와 소보로빵을 주면 윗부분만 뜯어 먹고 슬며시 내려놓을 때도 있었다. 그러곤 “소보로가  많으면 좋을 텐데하고 아쉬워했다. 알고 보니  나라 영국에 어린 시절  바람을 이뤄줄 디저트가 있었다. 바로 ‘애플 크럼블이다.


애플 크럼블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만들어진 디저트다. 당시에는 식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재료가 충분히 들어간 파이 반죽을 만들기 어려웠다. 그래서 일반 파이보다 재료가 덜 들어가고 만들기도 쉬운 크럼블을 사과, 복숭아 등 과일에 얹어 먹기 시작했는데 이후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디저트가 됐다.


애플 크럼블은 별도의 파이 틀 없이 내열 용기에 사과 필링을 담고 그 위에 크럼블, 일명 소보로를 뿌려 구우면 간단하게 완성된다. 베이킹 초보자도 부담 없이 만들기 좋다. 파티 음식으로 근사한 디저트를 준비하고 싶어도 베이킹이 번거로워 망설였다면 반가운 메뉴다.


갓 구운 애플 크럼블에서는 향긋한 시나몬 향이 난다. 입에 넣으면 바삭한 크럼블 사이로 사과 과육이 씹힌다. 달콤한 크럼블과 진하게 내린 아메리카노는 기가 막히게 궁합이 좋다. ‘행복이 뭐 별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한 해의 끝을 향해 달리는 시기 달콤함을 선물하고 싶은 날, 소중한 사람이 그리운 날, 스트레스로 울적한 날에 만들어보자. 어린 시절 소보로빵에서 소보로를 떼어 먹던 추억이 떠오르는 날이어도 좋다. 애플 크럼블 한 조각이 작은 행복과 위로, 따스함을 줄 것이다.


[GETTYIMAGES]

복잡한 반죽 필요 없는 ‘애플 크럼블’ 만들기

재료

크럼블 반죽(밀가루 100g, 설탕 100g, 가염버터 100g), 사과 4개, 설탕 1큰술, 시나몬 파우더 1큰술


만드는 방법

1 작게 자른 버터, 밀가루, 설탕을 지퍼백에 담아 가볍게 으깨면서 골고루 섞는다.

2 사과는 껍질을 벗기고 4등분해 얇게 썬다.

3 오븐 그릇에 버터를 바르고 사과를 둘러 담은 후 설탕, 시나몬 파우더를 뿌린다.

4 속 재료 위에 크럼블 반죽을 고르게 얹는다.

5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표면이 노릇해지도록 30분가량 굽는다.


연출 방법

따뜻한 애플 크럼블 한 조각에 차가운 아이스크림 한 스쿠프를 얹으면 바삭하고 사르르 녹는 식감의 조화가 좋다. 요구르트, 생크림도 잘 어울린다. 깔끔한 흰색 접시를 사용하되 포인트로 허브 장식을 잊지 말자. 애플 크럼블을 냉동실에 얼렸다 꺼내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과 즐겨도 좋다. 간단하게 크리스마스 디저트로 연출하고 싶다면 접시에 애플 크럼블 한 조각을 담고 그 위에 로즈메리를 반대로 세운 뒤 슈가 파우더를 뿌리면 크리스마스트리 분위기를 낼 수 있다.


글·요리 남희철 푸드스타일리스트 instagram.com/@nam_stylist 어시스트·김도연 푸드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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