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about FOOD]
어릴 때 주말이면 아버지와 대중목욕탕에 가곤 했다. 그 시절 나에게 목욕탕은 설레는 곳이었다. 깨끗하게 씻고 약간 노곤해진 상태로 목욕탕을 벗어나면 곧바로 매점으로 향했다. 바나나우유를 먹기 위해서다. 아버지가 우유에 빨대를 꽂아주시면 난 기다렸다는 듯 쭉 빨아 마셨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달콤하고 시원한 맛! 요즘도 가끔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를 산다. 아버지와 걸었던 동네 골목과 목욕탕 냄새, 바나나우유를 기다리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오늘은 추억의 간식을 가지고 재미있는 메뉴를 만들어보려 한다.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코코아 바나나우유 떡’이다. 떡이 쉽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지만 쿠키, 빵보다 만들기 쉽다. 우유와 찹쌀가루 같은 재료만 준비하면 5분 안에 완성된다. 이 떡은 바나나우유 향을 고스란히 품고 있으며, 어른과 아이 모두 좋아할 만한 쫀득하고 달콤한 맛이다. 바나나우유 대신 흰 우유, 초코우유, 딸기우유 등을 넣어 취향대로 즐길 수도 있다.
코코아 바나나우유 떡은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조리 과정도 간단해 아이와 함께 만들기 좋다. 말랑말랑한 촉감 때문에 반죽하는 재미도 있다. 여유로운 휴일 아이와 함께 만들어보자. 내가 바나나우유 한 병으로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처럼, 이 메뉴도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잇는 맛이 될 것이다.
‘코코아 바나나우유 떡’ 만들기
재료
바나나우유 240g, 찹쌀가루 60g, 설탕 40g, 소금 1g, 코코아가루, 바나나 1개
만드는 방법
1 재료를 모두 팬에 넣고 가루가 풀리도록 잘 섞는다.
2 약불에 올리고 찰기가 생길 때까지 저으면서 익힌 다음 볼에 옮겨 식힌다.
3 반죽을 동그랗게 모양을 잡은 뒤 작게 자른 바나나를 안에 넣는다.
4 체를 이용해 떡에 코코아가루를 곱게 뿌려 마무리한다.
연출과 응용 tip
떡 색감을 살리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싶다면 흰색 접시를 추천한다. 떡은 간격을 둬 균일하고 깔끔하게 담는다. 취향에 따라 코코아가루뿐 아니라 녹차 가루, 콩가루 등 다양한 가루를 뿌릴 수도 있다. 꼬치에 과일을 꽂아 함께 곁들이면 꽤 근사한 간식 한 접시가 완성된다. 바나나를 넣지 않은 떡을 와플 기계에 구우면 색다른 모양과 맛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