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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 1. 수국 2.

by 김인영

그리운 수국 1 (김인영)

새벽에
엄마가 나가셨다.
점심을 지나 저녁에도 안 오신다.


만날 수 없어
만질 수 없어
들을 수 없어

허공에 메아리만 퍼지는 날.
바람만
한 점 눈물만
사진 속 미소만


내 가슴에 남아있는

엄마의 꽃

수국의 그리움

엄마가 나가셨다.

그리운 수국 2

초겨울

그녀는

별이 되었다.

어느 날

버스 한 편에 그녀가 보인다

슬그머니 내 손을 잡는 이.

익숙한 향이다

서러운 이별이 두고 간

그녀가 남긴 냄새

둘러보니

그녀는 아직도 내 곁에 있다

쌓인 그리움

활화산이 되어 나를 태운다

너무 높아

못 간다

너무 멀어

못 본다

아직

가슴에 녹아 있는데

수국의 향기로 남아 있는데

정원 한 모퉁이 그 자리에

쉼으로 그녀는 있다

어머니.
긴 외출이다.

**수국 꽃말 ~ 진심. 영원. 사랑의 보존.

찬 바람 부는 휴일 오후 오랜만에 꽃시장에서

수선화 구근을 몇 개 들고 들어왔다.

그곳에서 엄마의 꽃을 보고만 왔다. (2023. 3. 5 )

수국을 보면 엄마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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