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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시체가 사라진 골목

귀신탐정 권두칠

by 바람비행기 윤기경

비가 내리던 밤, 마장동 뒷골목에서 시체 한 구가 사라졌다.

“거기 분명히 있었는데요. 죽어 있었어요. 눈이 이렇게 뜨고 말이에요… 근데, 없어졌어요.”

신고자는 전날 도축장에서 일하던 청년이었다. 경찰은 늦은 밤 미심쩍은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다, 곧바로 증거불충분으로 돌려보냈다.

그 사건은 그렇게 묻힐 줄 알았다.

하지만, 권두칠은 다르게 생각했다.

“죽은 자가 걷는 골목이면, 그 골목엔 반드시 사연이 있지.”

그는 낡은 트렌치코트를 여며 입고, 금이 간 돋보기안경을 코끝에 걸쳤다. 오래된 구두는 물에 젖어 무겁게 쩍쩍 소리를 냈다.

권두칠, 나이 칠십 세. 경찰 뺨치는 추리력으로 소문난 사설탐정. 사람들은 그를 미친 노인네라고 부르지만, 정작 진짜 미친 건 세상 쪽이었다.

마장동 골목은 비에 젖은 돼지가죽 냄새와 피비린내로 가득했다.

두칠은 증인이 말한 위치에 가만히 섰다. 밤은 깊었고, 그 자리에 누군가 누웠었다는 흔적은 없었다. 대신 낡은 벽에 무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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