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반절제 수술 D-day

떨리는 수술 당일 이야기

by 느슨한 이야기

수술 당일 새벽에서 아침까지


수술 당일은 자정부터 물 포함 금식이 시작되었다. 새벽에도 간호사님이 몇 번이나 혈압과 체온을 측정하기 위해 병실을 방문했다.


SE-36393642-1c26-4c4c-9874-eed35f56b6e2.jpg?type=w966 (금식을 시작하면 수액을 달아준다)


수술 전 날 고열과 컨디션 난조로 고생을 했지만, 다행히 새벽 3시가 넘어가니 열이 조금씩 내려 체온은 37.4도가 되었다. (37.5도가 넘으면 수술이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고열로 인하여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하고 아침이 되었다.


아침 7시 30분 2차 코로나검사도 음성이라는 결과와 열이 다시 오르지만 않으면 수술받는데 큰 문제는 없다는 말을 듣고 큰 안심됐다. 수술을 하기도 전에 뭔가 큰 산을 넘은 듯 한 느낌이었다.


수술을 집도해 주실 교수님은 아침 7시부터 회진을 도시는데 회진 도실 때 별다른 말은 안 하시고 목을 한번 쓱 보시더니 "네~알겠습니다~" 한마디만 하고 가셨다.


어차피 궁금한 내용은 어제 오후 담당의 선생님과 면담을 할 때 다 여쭤본 상태라서 크게 궁금한 건 없었다.


나의 수술 순서는 3번째로 11시였다.


그보다 살짝 늦은 11시 20분쯤 나를 수술장까지 이동시켜 주실 분이 병실에 휠체어를 가지고 도착했다.


멀쩡이 걸어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휠체어에 앉아서 수술장까지 이동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보호자는 수술장 안에는 들어갈 수 없어서 남편은 병실에서 나를 기다렸다.



갑상선암 수술장은 3층에 있는데, 수술장으로 들어가기 전 대기실에서 약 15분 정도 더 기다렸다.

(이때도 체온과 혈압, 맥박을 제고 수술 종류와 환자 신분을 한번 더 확인한다)


수술 대기장에는 나를 포함하여 3명이 있었고, 나는 휠체어에 앉아서 대기했지만 다른 분들은 전부 이동식 침대에 누워서 대기 중이었다.


15분 정도 뒤에 수술 준비가 완료되었는지 대기장에서 수술장으로 휠체어에 앉아서 다시 한번 이동을 했다. 나는 이때까지도 수술에 대한 실감이 안 났다.



내가 기억하는 수술 이야기


수술실에 들어가면 환자신분을 한번 더 확인하고 마취할 준비를 한다.


이마, 발목, 손가락 여기저기 기계를 연결하는데 이마에 부착한 스티커는 내가 마취가 잘 되고 있는지 뇌파를 확인하는 용도라고 했다.


마취가스를 딱 두 번 들이마시고 그 뒤 기억은 없다. 수술 전 마취가 안되면 어쩌지라는 걱정은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마취가스를 2번 정도들이마시고 나서 정신을 차려보니 회복실이었다.


수술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회복실에서는 1시간 정도 있었다.


회복실에서 제대로 눈도 못 뜬 체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한동안 끙.. 끙... 거리기만 했다.


회복실은 수술이 끝난 환자 여러 명이서 병실로 돌아가기 전에 마취를 깨고, 통증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키는 곳 같았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아프다고 소리치는 환자들의 목소리와 신음소리가 너무 듣기 힘들었다.

그 와중에 간호사분은 나에게 심호흡을 열심히 하라고 계속해서 말씀해 주셨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작은 목소리로 나도 아프다고 말을 했을 때 간호사분이 진통제를 넣어주셨다. 통증이 계속돼서 진통제를 더 넣어달라고 했을 때 벌써 2번을 맞아서 안된다고 했다.

(내 기억에는 한 번밖에 맞지 않았는데, 마취가 덜 깼을 때 한번 맞았던 게 아닌가 싶다)


간호사분이 병실에 올라가면 회복실에서 맞은 진통제와 다른 진통제를 다시 맞을 수 있다며, 병실로 가시겠어요?라고 물어보셨다.


진통제 덕분인지 통증도 조금 나아지고 있는 것 같고 아프다고 소리치는 주변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어 병실로 올라가겠다고 했다.




침대에 누워 회복실에서 병실로 이동했다. 심호흡을 열심히 해서인지 병실에 도착할 때쯤엔 눈이 또렷이 떠지고 정신이 조금씩 선명하게 들었다.


보호자에게 병실로 이동할 때 병원에서 미리 문자로 안내를 해서 병실에 도착하니 남편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동식 침대에서 병실침대로 옮겨 눕고 간호사분이 구토방지제와 진통제를 다시 넣어주셨다.


통증은 정말 10분 단위로 나아졌고, 수술 부위가 궁금하여 사진을 찍어봤다. 목 중앙을 약 7cm 정도 절게 할 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딱 그 정도인 것 같았다.


병실 도착 후 3시간 후 물을 마실 수 있어서 5시 20분까지 심한 갈증으로 힘들었다.


얼음찜질을 하며,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남편과 종이에 펜으로 글을 써가며 필담으로 시간을 보냈다.


드디어 5시 20분!!! 마음 같아서는 꿀떡꿀떡 물을 마시고 싶었지만 빨대로 새 모이만큼 조금씩 물을 마셨다. 6시가 되자 수술 후 첫 식사가 나왔다!! 목이 아파서 안 넘어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넘어갔다!


수술을 받고 나니 오히려 수술 전 날 보다 컨디션이 좋았다. 수술 전 나도 모르게 긴장을 많이 했었나 보다.


저녁에 잘 때는 침대를 세워서 잠을 잤는데 완전 푹 잤다. 아마 수술 전 날 잠을 못 잔 피로와 긴장감이 풀렸던 것 같다.



수술 후기



막상 수술을 해보니, 마취로 인해서 큰 고통은 없었다.


수술을 앞둔 분이 혹시나 이 글을 읽으면 담당하시는 교수님과 의료진 분들이 수술을 잘 마쳐주실 거라는 믿음으로 크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말을 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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