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다 보니 프렌풀

그래도, 여름에 또 오자

by Planful세정

"펜션을 그렇게 크게 지어 놓고 어떻게 하려고 그래? 무슨 계획이 있는 거야?"

지인들이 걱정 섞인 말을 한다.

"몰라요, 짓다 보니 그렇게 되었어요."

나도 몰랐다 스케일이 이렇게 될 줄......

무슨 장난감 레고집을 지어도 치밀한 설계도가 있거늘, 건축주란 허울뿐!
시공자의 의견을 따라 설계 변경,
또 건축사님 보강해야 한다고 하면
"예, 알겠어요"

내 집을 짓는 것인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도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은 공사비 부족이었다.
돈은 땅을 파서 나오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잠 못 잔 밤들, 떨리는 마음, 손에서 나오는 진땀, 모으고 모아서 벽돌을 쌓았다면 뻥이 너무 심한 건가?

건축하다가 10년은 늙는다는 말 많이 들었는데 그냥 과장법인줄 알았다.
과장이 아니고 죽는 줄 알았다.

토목하고 시간 지나고, 기초공사 하고 또 시간 지나고, 공사비 부족하다 말나오고, 건축 설계 변경한다 말 바꾸고.
또또또 이 과정의 반복으로 어느덧 3년이 흘렸다.

주변에서는
"저 건물을 완성이나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

그래도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죽지 않고 살아서 준공필을 마쳤고 농어촌민박 허가도 받았다.
그렇게 프렌풀이 시작되었다

지인들은 걱정 반, 응원 반.
관심을 가지고 예약도 해준다.

"내일 가는 날인데 주소 찍어줘."

걱정을 하고 또 하시던 칠십 대 실버님 네 분이 프렌풀에 오셨다.
바베큐 숯불구이도 마다 하시고 대신 용원 어시장에서 해산물을 잔뜩 사 오신 것이었다.

부엌에서 쭈꾸미 찌고, 고동 삶고, 멍게 손질하고, 생굴과 가리비까지 삶아서 해산물 한 상으로

저녁을 대신하셨다.

노년의 실버님들은 조용히 그리고 우아하게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는 근처 신상 카페를 다녀오셨고, 다음 날 아침은 집에서 준비해 온 음식으로 간단히 해결하셨다.
그리고 또 카페 체험하기.

확실히 실버님들은 실내에서 조용히 보내시고, 경치 좋은 카페를 찾아다니시고,
해산물을 즐기셨다.

" 방도 뜨근뜨근 하고 물도 좋아,
집 너무 잘 지었네, 공기도 좋은 것 같아."

찾아온 보람을 느끼신 듯하고
나도 나름 뿌듯함이 올라왔다.

저녁에 잘 돌아가셨는지 확인 전화를 했다.

"아침 일찍부터 웬 공사를 심하게 하니?
드르륵 드르륵 시끄러워 잠을 깼어"

이런이런 한 순간 할 말을 잊었다.

"여름에 더 좋게 하려고 공사하나 보다. 여름에 또 오자 했어."

이렇게 걱정해 주시고 찾아오시는 지인분들.

아차!
옥상 수영장 기계실 공사를 깜빡했다.
고마운 마음을 다 보답하지 못하는 이 초보 운영자를 어찌할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