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의 셀럽&영적지도자,
류귀복 작가님과 독대 후기

<돈 버는 브런치 글쓰기> 두 번째 강연

by 타샤 용석경

존경하는 브런치 작가이자 멘토인 류귀복 작가님을 두 번째 영접했다. 브런치 플랫폼계의 셀럽이자 영적 지도자를 이렇게 가까이서, 그것도 십분 넘게 독대를 하였다. 혹여나 제목에 혹하셨다면, 오늘 배운 가르침을 바로 실천한 것에 뿌듯하다. (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책은 제목이 열일한다고, 짧고 임팩트 있어야 한다고 강조 또 강조)


사연인즉, 지난 6월 YES24 강서점에서의 첫 북토크, 구름 떼 같은 찐 팬들에 둘러싸인 작가님. 수줍은 내향인인 나는 저 멀리서 연예인을 보듯 바라만 볼 뿐. (첫 번째 북토크 짧은 후기 (인스타)) 북토크의 여운이 며칠 째 사라지지 않았는데, 때마침 광교푸른숲도서관의 <책이 되는 글쓰기, 돈이 되는 글쓰기> 강의 소식이 포착되었다. 오호라!! 오랜 시간 교류하며 관계 맺어온 찐 팬님들과 경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두 번 가면 나름 팬심 어필 되지 않을까 기대를 품고 냉큼 신청완료.


실은 지난달 1차 원고 마감이었으나, 마감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전면 수정이 필요한 상황. 2차(실은 다시 1차) 마감이 다음 주일뿐이고. 실은 첫 북토크도 1차 마감 전이었지만, 너무 뵙고 싶어서 편집자님께 들킬까 노심초사했는데(설마 알리 없지만 소심한 나), 이번에도 같은 상황. 작가님~ 원고 쓰다 바람 쐬러 오다니요오~ 저 나름 팬심 가득, 편집자님께 걸리면 혼날 각오 단디하고 온 거랍니다. 지난번에 넋 놓고 듣느라 주옥같은 멘트들을 흘려들은 게 아쉬워서 이번에는 작정하고 패드까지 들고서. 덕분에 행사 시작 전 작가님과 긴(?) 독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제목에 어그로가 있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무려 50명이 참여한 강의였지만 마치 일대일로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느낌이라, 강의 전 + 강의 시간을 합치면 긴 시간인 것도 맞습니다.)




똑같은 얘기 또 할 거라며, 다시 등장한 나를 보고 당황한 듯했지만, 역시 작가님은 다 계획이 있었다. 중간중간 참석자들을 상대로 브런치에 글을 쓰는 중인지, 출간에 대한 관심도도 체크하면서, 맞춤형으로 깊이와 완급을 조정하는 스킬이란. 역시!


1차 북토크가 브런치를 이미 알고 있고, 작가님께 사심이 가득한 팬들을 위한 팬사인회 같았다면, 이번에는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에게 글쓰기와 출간 과정을 알려주고, 덤으로 브런치 홍보를 해주신 느낌. (개인적으로 이쯤 되면 브런치에서 명예 홍보대사나 감투라도 하나 씌워주든지, 다음에 별도 칼럼란이라도 하나 마련해드려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브런치 글쓰기 시장의 확대와 브런치 작가들의 출간 뽐뿌에 혁혁한 공을 세웠으므로 블라블라)


두 번째지만, 처음인 듯 신선했던 작가님의 글쓰기, 투고, 출간 이야기. 무엇보다 들으면 들을수록 글쓰기와 브런치에 진심이시다. 내 멋대로 상상해 보자면 작가님의 삶은 가족과 글쓰기+브런치로 가득 차 있지 않을까 싶다. 전업 작가가 아닌, 풀타임을 근무하는 직장인이 하루 3시간을 읽고 쓰면서, 가족과의 시간도 충실히 하려고 한다. 바꿔 말하면 이 우선순위를 지키기 위해 다른 모든 것들을 내려놓는 게 아닐까.


실은 거의 일주일째 글이 써지지 않았다. 참고할 책들을 읽다 보니 부족한 글솜씨가 점점 크게 느껴졌다. 과연 내가 쓴 글이 책으로 나올 수 있는 수준인지 자괴감이 삽으로 굴을 파던 참이었다. 종이를 위해 몸을 내어주는 나무에 미안한 게 아닌지, 운이 좋아 첫 책을 낸 건데 자만했던 건 아닌지. 브런치도, 블로그도 손도 대지 못하고, 며칠 동안 원고 한 장에 쩔쩔매던 참이었다.


작가님의 글쓰기에 대한 진심과 노력을 들으면서 나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쓰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자칫 내 이름 석자 박힌 책을 갖고 싶다는 사리사욕으로 가득한 건 아닌지, 귀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책을 읽어줄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나만 재밌는 일기 같은 글을 쓰는 건 아닌지, 독자를 왕으로 모실 만큼 독자를 염두에 둔 글을 쓰고 있는지, 최초 기획했던 방향과 콘셉트에 맞추어 쓰고 있는지 등.


귀로 듣고, 손으로 적고, 머릿속에 생각이 둥둥 떠다니면서, 심적 충격이 온 복합적인 상태. 하지만 이런 마음까지 꿰뚫어 본 건지 모든 걸 아우르는 따뜻한 조언에 슬그머니 '다시 써볼까' 마음이 동한다. (물론 두 시간 만에 갑자기 뿅 천재작가가 된다거나, 유려한 문장을 술술 구사하는 마법은 불가능하다.) 글을 쓰는 것도, 책을 출간하는 것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가장 중요한 건 표현보다는 메시지라고 했다. 일곱 살 아이의 삐뚤빼뚤 메모 한 장에도 펑펑 눈물이 나올 수 있는 것처럼, 진심이 담긴 글은 마음으로 전해진다는 말.


그래 맞다. 문학상을 노리는 것도, 등단에 욕심을 내는 것도 아니고, 인세로 까르띠에 시계를 사겠다는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무얼 그리 걱정한 걸까. '한 명이라도 글을 읽고 위로받고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처음 블로그에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야겠다. 며칠 전 친한 작가님의 격려처럼, 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마음으로.




북토크 후기가 마치 자아비판 & 자기 독백처럼 되어버린 것 같아 민망하지만, 그만큼 큰 울림이 있었다는 뜻! 강의 내용은 무려 다섯 페이지에 걸쳐 빽빽하게 적었다. 혹시 참석하지 못해 궁금하신 분은 저에게 제안 메일을 주시면 주요 내용을 메일로 발송을~ (이것도 멘토님께 배운 방법이다. 아하하!) 해드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다음 기회에 작가님의 목소리와, 작가님의 톤으로 직접 들어보시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문체를 똑같이 따라 해도 그 안에 묻은 감성은 복제할 수 없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텍스트로 정리된 자료에는 작가님의 진심을 담아낼 수 없으니까.


* 멘토님, 아직 진심을 다하지 못해 부끄러운 브런치지만, 원고의 늪에서 탈출하는 대로 제대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아, 다음에는 20번 퇴고하고 글 등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작가님 책의 홍보를 위해 시의성(강의 당일 바로 발행)이 중요한 듯하오니 혜량 바라옵니다. 방문자가 많지 않은 작은 블로그이나, 브런치보다는 조회수가 높으니 일단 이렇게라도 우선. (블로그 후기 링크) 정신 차리는 대로 독후감(?)도 쓰겠습니다.(원래 신간빨 떨어질 때 즈음, 추가 홍보도 필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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