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날 환자없음
비가 온다...
오전내 안온 환자 12명
비가 와서겠지라는 그런저런 짧은 변명...
빈 대기실에는 빗소리만 남는다.
이런 날은 신경이 예민해진다.
절룩이며 들어서는 통풍 환자,
늦은 오후 겨우 몸을 일으킨 강직성 척추염 택시기사,
하도 아프니 말하지 못한 채 출근한 섬유근육통 교사,
결국 감기에서 폐렴으로 넘어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전화는 많아지고,
문의는 늘고,
대기실은 조용한 듯 어수선하다.
비는 선별한다...
참을 만한 아픔과
참을 수 없는 아픔을.
유비무환.
비 오면 환자가 없다.
그러나 비를 뚫고 온 사람은...
정말 아프다.
조건을 뚫고 오는 고통.
빗소리 사이로...
작은 신음이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