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손톱의 저주에 걸린 것은 그인데 내가 더 고난이에요
그는 조금 이상한 엄지손톱을 가지고 있었어요. 우렁 손톱이래요. 그렇게 짜리몽땅하고 웃기게 생긴 손톱은 처음 봤어요. 그를 두 번째 본 날, 허접한 가짜 벚나무가 있던 낡은 이자카야에서 모둠 사시미를 앞에 두고 우리는 소주를 몇 잔 마셨습니다. 나는 긴장이 되면 안주를 잘 먹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이 앞에 있으면 더 긴장되어서 그날 나는 소주와 물만 마시고 있었습니다. 그가 앞에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빈속에 들어간 소주 몇 잔에 어질어질한 채로 요상하게 생긴 그의 손톱을 보고 웃고 있었는데요, 웃는 나를 보고 그가 말했어요. 우렁 손톱은 일복 있는 손이라고요. 나는 그가 일복이 있는지 없는지는 안 궁금하고 손이나 조금 만져봐도 되는지 아니면 당신도 나에게 관심 있는지나 궁금했는데 일복이 있다는 손톱의 사연만 알려줬지요.
그를 만나는 내내 일복은 지가 있는데 우렁각시처럼 마음은 내가 내내 더 바빴던 것 같아요.
나는 항상 그를 예의주시하죠. 얼굴의 어느 부위에 자주 트러블이 생기는 지, 머리에 흰머리는 어디가 많이 나는지, 옷은 무엇을 자주 입는지 저는 다 알아요. 그가 누워있으면 얼굴에 팩을 붙여주고 주기적으로 족집게를 들고 그에게 다가가요. 사장님, 흰머리 수확하실 시간입니다. 하고 농담하면서요. 개당으로 계산하셔서 몰아서 입금 바랍니다. 저는 경력직이라서 조금 단가가 비쌉니다. 하고요. 그는 저한테 필요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제가 다 찾아냈어요. 난 157cm의 키를 가졌죠. 전 도비만큼 작아요. 전 그의 도비에요. 그를 보필해요. 도비는 작고 음흉하답니다. 자유를 꿈꾸죠. 저의 자유는 당신의 해방이에요. 일복 있는 그의 저주를 풀어주면 도비는 자유가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물론 그와 함께 말이에요.
마법을 부리려면 마력이 필요해요. 제 마력은 그의 사랑으로 생겨요. 내가 열심히 그를 돌보면 그가 열심히 나를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제 마법은 레벨이 높지 않았나 봐요. 그는 사람답기보다 생존하기를 택해서 구호용품을 저장하느라 언제나 바빴어요. 그는 매일 미래의 삶에 몰래 반찬을 차리러 들어가는 우렁각시처럼 살았지요. 나는 그 사람을 위해 현재의 우렁각시가 되려 했는데 그는 가져야 하는 것들 때문에 미래의 우렁각시가 되었어요. 그는 일로 살아서 사랑도 일처럼 했어요. 일은 노동을 대가로 이익을 창출해요. 노동은 자신을 소모할 때가 많아요. 그는 사랑에도 자신을 갈아 넣어요. 믹서기가 따로 없어요. 업무처럼 저를 사랑하고 그러면 승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 같았어요. 마음이 시킨 일이 아닌 사랑은 과로를 낳았어요. 나는 그가 사랑도 일처럼 하는 것을 보면서 그의 우렁 손톱을 슬퍼했지요. 하지만 태어나길 그러한 것을 원망할 수는 없는 일이에요. 세상에서 제일 잔인한 것이 타고난 것을 비난하는 일이니까요. 우리는 그가 과로사하기 전에 자신의 세계로 각자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의외로 도비는 그가 떠나고 자유를 찾았어요. 그가 가여워서 울었던 수많은 밤들이 그가 떠나고 나를 자유롭게 해주었어요. 노동이 아닌 마음이 시켜서 사랑을 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마 그는 여전히 일을 아주 많이 하고 그 끝에서 자신의 자유를 찾고 있을 것 같아요. 같은 사람이지만 자유로워지는 열쇠 구멍 또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그와 사랑을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그의 세계를, 저는 저의 세계를 살겠지만 전 언제나 그의 자유를 바랄 거예요. 부디 본인의 우렁 손톱의 동그란 반달을 잘 지키면서 자주 행복하고 작게 허망하기를 말이에요.
도비는 자유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