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운오리새끼
안녕하세요 저는 이혼가정, 조부모 가정, 재혼가정, 한 부모 가정을 모두 겪으며 자라온 22살 남자입니다.
어렸을 때 있었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하나씩 써보려고 합니다.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많이 맞고 자랐어요
시끄럽다고 뺨을 맞고 남자는 우는 게 아니라며 눈이 빨개지기만 해도 많이 혼났었죠
제겐 세 살 터울의 누나가 한 명 있었는데 누나는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감정을 잘 숨기는 편이었어서
저만 많이 혼났던 거 같아요
어렸던 저는 항상 의문이었습니다. 엄마는 대체 왜 저런 사람이랑 결혼했는지
질문을 해봐도 돌아오는 답은 "엄마가 미안해"였죠 언젠가 누나와 나 엄마 셋이서 살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말하는 엄마의 눈은 슬픔에 젖어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사업을 하고 계셨고 그 사업대금을 대기 위해 어머니는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보험, 화장품.... 어머니는 언제 자나 싶을 정도로 항상 바쁘셨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에게 집은 안식처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이 듭니다. 저나 누나는 의지할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지만 어머니에겐 있었을까 싶기에....
하나 기억에 남은 일을 풀어보자면...
어려 분들 밥 먹다 숟가락으로 맞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생각보다 많이 아픕니다.
저는 편식이 굉장히 심했어서 채소, 김치. 냄새나는 음식을 못 먹었어요
그날의 저녁도 저는 국물만 퍼먹으며 밥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밥그릇에 김치를 올렸습니다.
작은 조각도 아니었어요 숟가락에 올라가지도 않을 만큼 큰 김치였어요
먹기 싫었던 저는 어머니를 이거 먹어주면 안 돼?라는 눈빛으로 쳐다봤어요 어머니는 "먹기 싫다는 애한테 왜 그래"라며 그 김치를 가져가려고 하셨죠.
아버지는 그 걸보곤 국그릇에 숟가락을 담근 후 뜨거워진 숟가락으로 제 이마를 지지며 "암전히 먹어"라고 하셨죠. 그래도 미적거리며 안 먹고 있으니 억지로 볼을 잡고 김치를 입에 집어넣더군요.
상추도 못 먹던 제가 김치를 어떻게 먹겠어요 당연히 헛구역질이 나며 억지로 씹고 있는데
갑자기 숟가락이 제 머리를 후렸습니다 '빠악' 소리를 내면서요 밥주걱에 맞은 흥부의 기분이 이랬을까 싶었어요. 억울하고 기분도 나쁘고 눈물이 나려는데 눈이 빨개진 걸 보고 바로 뺨을 후리셨습니다.
그날 제 저녁은 그게 끝이었어요 많이 배고팠습니다.
저런 식으로 아버지와 같이 먹을 땐 편식하지 말라며 많이 혼났습니다. 편식이 고쳐졌냐 하면 아니요... 더 심해졌죠 저도 꽤 뻔뻔한 사람인가 봅니다.
그래도 저는 나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언제나 지켜주는 어머니도 있고 많이 싸우긴 하지만 누나도 있고 많이 챙겨주시던 이모들도 계셨기에 이 정도면 행복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했었죠
저의 이런 생각을 깨부순 건 8살 그때 일어난 일들입니다. 나름 평범하다고 생각된 일상들은 쉽게 망가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