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는 삶, 다시 채우는 나》 10화

비움은 완벽이 아니라, 방향이다

by lenoKIM
10화이미지.png 비움은 완벽이 아니라 방향이다.


어느 날, 다시 방이 어지럽혀졌다.
책상엔 메모지가 쌓이고, 옷걸이엔 입다 만 옷이 걸렸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다시 늘어나 있었다.

그때 잠시 실망했다.
‘비움을 꾸준히 잘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곧 웃음이 났다.
나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게 아니었다.
단지 잠시 흔들렸을 뿐,
이제는 돌아갈 길을 알고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비움은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움을
어떤 ‘캠페인’이나 ‘챌린지’처럼 시작한다.
물건 100개 버리기, 미니멀리즘 30일 도전…

나도 그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됐다.
비움은 그런 일회성 행위가 아니었다.
그건 삶의 방향, 그리고 태도였다.

완벽히 정리된 상태가 목표가 아니라,
흔들릴 때마다 돌아갈 수 있는 기준을 가지는 것.

무너져도 괜찮다. 다시 정리하면 된다


살다 보면 어지러워질 수밖에 없다.
급한 일, 감정의 파도, 뜻밖의 상황들…

하지만 이제는
그럴 때마다 예전처럼 무기력해지지 않는다.
나는 알고 있다.
무너짐 이후에도 다시 시작하는 법을.

정리는 완성을 위한 게 아니라,
삶이 쌓일 때마다
나를 정비해주는 루틴이었다.

정리의 반복이 나를 키워준다


처음 비우기 시작했을 땐
'무엇을 버릴까'만 생각했다.
지금은 '무엇을 남길까'를 먼저 생각한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
지키고 싶은 가치,
지금의 나를 설명해주는 물건, 사람, 시간.

비움은 단지 덜어내는 기술이 아니라,
나의 우선순위를 계속 정돈해가는 과정이었다.

삶은 계속 흔들린다, 그래서 비움은 계속된다


정리는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삶은 계속 채워지고,
우리는 다시 정리하고,
그 안에서 자꾸 흔들리고, 또 돌아온다.

이제 나는 그 흔들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비움은
완벽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다시 연결되기 위한 나침반이었으니까.


�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요즘 어지러운 마음을 안고 있다면—
괜찮습니다.
당신은 이미 ‘되돌아갈 줄 아는 사람’입니다.

비우는 삶은 끝이 아니라,
계속해서 다시 시작되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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