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는 삶, 다시 채우는 나》 11화
비움의 연습을 하면서 가장 어렵고 오래 걸리는 것이 있다면, 바로 감정의 정리다.
물건은 손에 잡히고, 파일은 눈에 보이지만 감정은 형태가 없고 끈질기다.
그런데 이 감정을 매일 품고 살아가는 건, 마치 터진 쓰레기봉투를 안고 다니는 것과 같다.
"지금은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분위기를 망칠까 봐 참았어."
"그냥 괜찮은 척하면 지나가겠지."
이런 말들로 나를 눌러본 적 있는가.
우리는 종종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성숙하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억눌린 감정은 언젠가 툭,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흘러넘친다.
그리고 그 감정의 파편은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로 튄다.
우리는 왜 감정을 쌓아두는가?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도 연습으로 배울 수 있다.
오늘 하루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 적어본다.
나의 감정인지, 남의 기대에 반응한 감정인지 구분해본다.
느낀 감정에 스스로 이름을 붙인다. (예: “이건 불안이야.”, “이건 분노야.”)
그 감정을 쓸 수 있는 ‘감정 쓰레기통’ 공간을 만든다.
(비움 다이어리 한 페이지를 '감정 해방' 공간으로 지정해보자.)
이 연습을 지속하다 보면, 마음 안에 쌓인 찌꺼기들이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한다.
감정에도 버리는 습관이 필요하다.
우리는 종종 나쁜 감정을 나의 결함처럼 여긴다.
화내는 나를 미워하고, 우울한 나를 부끄러워한다.
그러나 감정은 결함이 아니라 신호다.
버려야 할 것은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 감정을 마주하지 않으려는 회피일지도 모른다.
하루 한 문장이라도 좋다.
“오늘 나, 서운했구나.”
“그 말을 듣고 무서웠어.”
그 한 문장이, 나를 지켜주는 시작이 된다.
비움 다이어리 제안
오늘 감정 쓰레기통에 버릴 문장을 한 줄 적어보자.
그리고 나서 그 페이지를 살짝 접어보자.
그건 감정을 덮는 것이 아니라, 놓아주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