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는 삶, 다시 채우는 나》 4화

감정도 버려야 여백이 생긴다

by lenoKIM

정리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물건보다 더 무거운 것들이 남는다.
바로 마음에 쌓여 있던 감정들이다.

정리할 수 없었던 건 ‘물건’이 아니라 ‘감정’이었다


노트와 펜


옷장 정리를 끝내고,
디지털 공간도 어느 정도 정리했을 때쯤,
문득 이상한 허전함이 밀려왔다.


물리적인 공간은 정돈됐는데
마음은 여전히 정리가 되지 않았다.
예전의 어떤 말, 나를 서운하게 했던 사람,
해결되지 못한 미안함과 후회 같은 것들이
여전히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나는 왜 그때 그러지 못했을까?’
‘왜 그 말에 그렇게 상처받았을까?’

그건 물건보다 훨씬 지우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우리는 감정을 잘 정리하는 법을 배운 적 없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우리는 감정을 ‘표현하는 법’보다는
‘억누르거나 참는 법’을 먼저 배웠다.

그래서 감정은 쉽게 고이고, 굳는다.
마치 물건을 박스에 넣어 구석에 밀어두듯
감정도 내 안 어딘가에 그렇게 쌓여만 갔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아무 일도 아닌 것에도 터지고,
조금만 건드려도 쉽게 흔들린다.
그건 내가 약해서가 아니라,
너무 오래 쌓아두었기 때문이었다.

감정도 꺼내 보고, 털어내야 한다


어느 날 노트를 펴고
감정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글.
솔직하게, 나 자신에게 쓰는 편지처럼.

“나는 그때 그 말이 정말 서운했어.”


“사실은 내가 먼저 상처를 줬던 건 아닐까?”


“이제는 그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어.”


조심스럽게 꺼내어 들여다보고,
그냥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게도 마음이 조금은 정리되기 시작했다.

용서보다 먼저 필요한 건 '이해'


감정을 정리한다는 건
무조건 용서하거나 잊는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그럴 수 있었다’고 이해해주는 것.
그때의 나도, 그 사람도,
그 상황도 완벽할 수 없었음을 받아들이는 일.

나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비운다는 건, 잊는 게 아니라
이해한 후에 놓아주는 일이라는 걸.

감정을 정리하고 나면 관계도 달라진다


마음을 정리한 후,
나는 몇몇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됐다.
그 중 몇은 조심스럽게 연락을 했고,
어떤 감정은 편지로 정리하고 마음속에서 보내주었다.

신기하게도 관계의 무게가 가벼워졌다.
상대는 그대로였지만,
그 관계를 바라보는 나의 감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혹시 지금, 마음속에 눌러둔 감정이 있나요?
오늘은 그것을 꺼내어, 조용히 들여다보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 감정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