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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여울

by 박경분

생각나면 생각 생각나는 대로 살지


잊히면 또 잊히는 대로 살지


해빛은 저 혼자 반짝이고


나는 이름이 뭐였더라


은여울


잊힌 것도 안 잊힌 것

안 잊힌 것도 잊힌 것


먹절재 산그림자

여울물 속에

제 꽃잎 꾹꾹 지우는 날이거나

물수제비 통통 강건너로 저물녘이면


여름의 푸름도 겨울날의 목마름도

한 날과 같은 거


봄이면 다를까 가을이면 다를까


생각이 나면 생각이 나는 대로 살지


잊히면 잊히는 대로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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