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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인사가 만사다.

그리고 그 인사의 중심은 신뢰다.

by 조상현


팀장과 팀원 관계에서, 팀장은 어떤 역할을 하던 그가 챙겨야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이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끼리 함께 일할 수 있는 것도 신뢰가 기반이어야 하고, 권한과 책임 역시 신뢰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하지만 신뢰는 뱃살과도 같다. 살을 빼려고 하면 가장 늦게 빠지고, 조금만 먹으면 가장 먼저 티가 난다.

신뢰 또한 마찬가지인데, 쌓이기는 가장 늦게 쌓이면서, 무너질 때는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 바로 신뢰다.




구성원 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균형있게 보유한 정보의 양이다.


회사의 경영 상태나 실적, 주요 사안들에 대해 모든 구성원이 동일하게 인지한다는 것은, 정보의 공유라는 1차 목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구성원간의 이해관계 속에서 상대를 이해하고, 이해되지 않는 것을 이해하려 하는데에 도움이 된다.


만약 같은 일을 지시 하더라도 신뢰가 없고, 보유한 정보가 불균형 상태의 조직이라면...

만약 같은 일을 지시 하더라도 신뢰가 없고, 보유한 정보가 불균형 상태의 조직이라면...

왜 이토록 일을 많이 시키는지 팀장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왜 일을 더 맡기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어쩌면, 왜 나한테 이 일을 시키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조직원이 가진 정보는 투명하게 오픈되지 않고, 일부 조직원 사이에서만 공유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장이 가진 정보는 숨김없고 거짓없이 투명해야 하며, 조직원이 필요로 하는 만큼 충분한 디테일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조금은 손해보는 것 같고, 외로울 수도 있으나, 조직장이 가진 숙명이다)




구성원 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두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실패를 대처하는 자세이다.

계획한 일이 70% 정리됐다면, 이때 하게 되는 행동은 [실행]이고, 계획한 일이 고작 30% 만 준비됐다면, 이때 하게 되는 행동은 [의사결정]이다. 올바르게 결정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생각해보면 결정한 내용대로 실행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결정과 실행에 대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의 인터뷰 내용 중 이런 이야기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가 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기업의 혁신이 정체되고, 조직이 느려지는 이유는 획일된 의사결정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회사에서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은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첫 번째는 불가역적인 결정. 어떠한 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과를 되돌릴 수 없거나 되돌릴 수 있다고 해도 굉장한 시간, 노력 그리고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에는 사전에 다양한 시각에서의 영향평가, 환경평가를 진행하고, 여러 분야에서 자문을 구하고, 충분히 심사숙고하여 의사결정을 해야한다.


하지만, 우리 회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기업에서 진행하는 수많은 의사결정은 이런 형태가 아니다. 최선의 결정을 하지 못하더라도 결론을 빨리 내야하는 경우가 잦은데, 이 결정의 결과가 좋지 않다고 했을 때, 구성원간의 신뢰도에 따라 그 실패를 대처하는 자세가 달라진다고 본다.

건강한 팀이라면 안좋을 결과를 빨리 수용하고 낮은 비용으로 다시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 fail fast 마인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들고, 조직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보장해주는 심리적 니트로 역할을 해준다고 본다.




리더의 역할에 대해,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지금보다 더 고민 많던 시절이 있다.

그 고민 일부를 덜어내게 된 계기는, 페이스북에 올라온 어느 글에서부터 시작됐는데, KT 신수정 전무님이 쓰신 글 중 이런 내용이 있었다.

" 모든 사람을 변화시킬 수는 있다. 뛰어난 리더들은 그렇게도 한다. 그러나 당신이 그렇게 할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은 만용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왠만해선 잘 안변한다. "

어쩌면 너무나도 간단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그동안의 내 가치관은, 잘 해내지 못함에 대한 부담감, 불편함, 미안함 등이 있었고, 훌륭한 리더란 무엇인가, 우리 조직에 적합한 리더는 무엇인가를 늘 생각하고 그런 모습을 갖추려고 노력해왔다.


[사진]

자기계발 책을 많이 샀다고해서 반드시 조직 관리 능력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더라.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했던가.

더 리더답게 행동하려 했던 것들은 부질없는 게 대부분이었고,

어쩌면 사람만이 유일한 중요 요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람이 가~~~장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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