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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y Jun 23. 2023

하이볼(High Ball)을 구성하는 요소들 (1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누구나 맛있게 만들 수는 없는 하이볼


하이볼은 말 그대로 하이-볼(High-Ball) 긴 글라스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기도 하고 우리는 흔히 선술집이나 바에서 '하이볼 한 잔 주세요'라고 주문하면 나오는 음료를 뜻하기도 합니다.

긴 글라스에 위스키와 얼음을 넣고 소다수를 부어주면 끝나는 아주 간단한 칵테일입니다.


하이볼의 유래


하이볼 칵테일의 유래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많은데, 흥미로운 한 가지만 이야기를 하자면 1900년대에 증기 기관차 내부에 물이 충분히 차있으면 연결되어 있는 공이 위로 뜨게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이 뜻은 기차가 출발한다는 뜻으로 을 짧게 두 번과 길게 한 번을 휘슬을 울려 출발의 신호를 알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위스키 두 잔과 소다수를 길게 한번 넣는 것에서 유래를 했다고 합니다.

어떠한 특정 브랜드의 위스키가 지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선호하는 위스키의 넣고 탄산수를 넣어주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탄산수는 청량감이 강하게 느껴지는, 그러니까 딱 마셨을 때, 목이 칼칼하게 느껴지는 생맥주를 들이켰을 때 느껴지는 아주 강하게 느껴지는 탄산감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저의 다른 게시글 '진토닉(Gin&Tonic)_토닉과 진 그리고 얼음 이야기' 편에서 다루었지만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하이볼이지만 누구나 맛있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별다른 특별한 기술이 없는 간단한 칵테일처럼 보이지만, 맛있는 하이볼을 만들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조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소다수의 온도

이 영상을 보고 계신 분들은 혹시 미지근한 콜라를 마셔본 경험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탄산음료라는 것은 액체에 탄산 기체를 용해시켜서 만든 음료입니다.

온도가 낮을수록 탄산 기체가 액체에 용해가 더욱 수월해지기 때문에, 높은 온도보다는 훨씬 긴 시간 동안 탄산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미지근한 콜라를 투명한 유리컵에 따르면 콜라 액체보다는 탄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냉장된 콜라보다 훨씬 더 많고 빠르게 생겼다가 없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때 탄산이 다 날아가고 난 뒤에 콜라를 마셔보면 청량감이 굉장히 밋밋하고 단맛이 훨씬 많이 느껴지는,,, 뭔가 콜라가 아닌 설탕물을 마신 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래서 필수적으로 소다수, 그러니까 탄산이 미약하게라도 들어가 있는 음료를 마실 때는 차가운 온도의 컨디션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 그럼 미처 냉장 상태로 보관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하이볼을 만들어 마셔야 되는데, 얼음이 있으니 잔에 얼음을 넣은 상태에서 그 위에 탄산음료를 부으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직접 해보시면 탄산이 날아가는 것을 이렇게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냉동실이나 얼음 물에 넣고 단 시간에 빠르게 칠링을 시키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2. 얼음

저의 블로그 게시물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재료가 아닐까 싶은데, 얼음만 좋아도 칵테일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진토닉 같은 하이볼 칵테일을 만들자마자 원샷으로 마시지는 않기 때문에 시간이 어느 정도 경과하더라도 얼음이 많이 녹지 않아 칵테일의 컨디션을 유지시켜줄 수 있는 얼음이 좋은 얼음입니다.

얼음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하시는 분들이 꽤 많은데 일반적인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동고의 얼음으로는 맛있는진 토닉을 만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냉동고에서 만드는 얼음과 칵테일 전문용 얼음은 빙결점이 다르기 때문에 그냥 다 똑같은 얼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칵테일용 얼음과는 액체 혼합되었을 때 녹는 시간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플라스틱 얼음틀


보통 이런 얼음틀을 냉동고에 생수를 받아서 많이 얼려서 사용하실 텐데,

얼음이 불투명하고 기포가 많이 차 있는 얼음은 빙결점이 낮게 얼었기 때문에 얼음 자체가 단단하지 않아 진토닉 아니 콜라만 부어 마셔도 얼음이 금방 녹아서 맛이 없습니다.

그리고 가정용 냉동고에는 다른 음식물들과 함께 보관하다 보면 세균과 각종 음식물 냄새가 얼음에 함께 베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장 추천해드리는 것은 바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음료용 돌얼음입니다.

얼음 자체가 깨끗하고 단단하기 때문에 칵테일용으로 추천하는 바입니다.


칵테일 전문 바에서 이렇게 큼지막한 사각 투명 얼음을 사용하는 것을 많이 보셨을 텐데 이것은 얼음 전문 업체에서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이고 일반적인 업장에서도 이런 얼음을 만들어 쓴다는 것은 매우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로운 작업이기 때문에 대량으로 구입해서 주로 많이 사용합니다.


이런 얼음들은 얼음틀에서 얼리는 것이 아니라 매우 큰 얼음을 정수한 물로 아주 크게 얼려 전문용 전기톱으로 잘라서 제품화 시키는 것이고 일반 가정용으로는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며 약간 복잡한 방법으로 아이스박스를 이용하여 가정에서 이러한 투명 얼음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 정성과 시간이면 동네 앞 편의점에 다녀오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응~ 이렇게 안나와~



그래서 간혹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큰 사각 얼음틀을 이용하여 냉동고에 얼리면 이런 얼음이 나온다고 인터넷에 많이 판매를 하는데, 일반적인 얼음 틀로는 아무리 잘 얼려도 이런 투명하고 단단한 얼음은 절대로 생성이 안됩니다.

그리고 종종 미니 제빙기나 성능이 매우 떨어지는 제빙기를 볼 수 있는데, 제빙기는 가격이 저렴하다고 절대로 좋은 제품이 아닙니다. 그리고 가정에서 최신형 냉장고에서 생성되는 얼음은 칵테일용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스키를 물에 타 마신다는 느낌으로 마시는 거라면 모를까..





3. 위스키

하이볼에 위스키를 어떤 종류를 사용하는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오늘날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일본 산토리사에서 만들고 있는 '가쿠빈 하이볼' 입니다. 가쿠빈은 '가진 병'이라는 뜻으로 거북이 등껍질 모양을 본 따서 만들어진 위스키로 일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엄청난 판매율을 자랑하며 하이볼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하이볼의 아이콘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느 위스키를 사용하든 그것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버번, 블렌디드 스카치, 싱글 몰트 아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스키에 소다수를 섞어 마시는 것이기 때문에, 위스키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풍미를 즐긴다기보다는 탄산의 청량한 느낌으로 마시는 술이기 때문에 다소 가격이 꽤 있는 위스키로 하이볼을 만드는 것은......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고가의 위스키는 숙성 연수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오크통에 있는 향이 베어져 나오는데, 이 풍미를 소다수와 함께 마시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하이볼은 이미 오픈을 해놓고 장 기간 방치해놓은 위스키를 살릴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위스키를 한두 잔씩 따라 마시고 한 번에 마시기 아까워서 아껴마실 겸 술장에서 장 기간 보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사실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위스키의 알코올은 휘발성으로 장 기간 동안 뚜껑을 아무리 잘 닫아놔도 향이 서서히 조금씩 날아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번 술을 오픈하면 남기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몇 달씩 이렇게 방치된 위스키를 다시 열어서 향을 맡아보면 향이..... 예전과는 많이 느낌이 다른듯한? 뭔가 부드러워진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기분상 부드러워진 것이 아니고 향이 조금 날아갔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향이 많이 날아간 위스키를 하이볼로 만들면 부드러운 맛이 남아있고 소다수의 탄산감을 잘 살릴 수 있어서, 재활용하기 좋습니다.



다음 편에 마저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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