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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정무역가 kwang Mar 12. 2021

그렇게 나는 일합니다.

그렇게 일하며 '성공적인 실패'를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가능한 경험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렇게 준비한 '돌고돌아 블루베리 잼'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블루베리와 공정무역으로 수입된 유기농 비건 원당으로 잼을 만들었다. 제조와 배송의 모든 과정에서 플라스틱을 쓰지 않았고, 콩기름 인쇄와 업사이클링 라벨지 등을 사용해 다양한 친환경적 대안을 적용시켰다.


그렇게 준비한 제품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공개했고, 307분께서 믿고 펀딩해 주셨다. 그리고 오늘 모든 배송을 마무리했다. 펀딩을 진행했던 시간은 만족스러우셨다는 의견과 함께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서도 많은 피드백을 받는 시간이었다.


이번 잼을 만들면서 종종 받았던 물음이 있다.

대충 그 물음들의 뉘앙스를 보자면 '꼭 이렇게 해야 되나?' 정도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유기농 블루베리 함량을 높인다고 했을 때와 비건 인증을 받을 때, 그 외에 친환경 대안들을 적용한다고 말했을 때 주변에선 이런 말들을 했다.  

'단가가 안 맞아. 사업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꼭 그렇게 해야 돼?'

'돈을 들여서 설탕과 잼에 무슨 비건 인증을 받아?'

'이러면 사람이 하나하나 붙여야 돼. 단가 올라가는데 왜 이렇게?


사업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그들의 말이 백번 맞았을 것이다. 보통의 제품보다 원가가 높아지고 이익이 낮아진 건 사실이니까. 하지만 '돌고돌아 잼'을 만든 이유가 분명하게 있었고 그건 나에게 사업성만큼이나 중요했다.

 

사람들에게 지속가능한 경험을 전달하자

유기농법과 비건이 환경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공정무역의 윤리성에 대해 전달하고 싶었다. 플라스틱이 필수가 아님을, 현재 우리에겐 여러 대안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이익을 생각해 타협한다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라질 것만 같았다.


그 고집 덕분에 사업적인 관점에서의 '돌고돌아 잼'은 실패라고 할 수 있다. 판매 가격의 50%가 넘는 원가에 더해 수수료, 부가세, 부자재 등의 비용을 포함한다면 계속 판매를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펀딩 해주신 분들에게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경험을 전달드린 것 같아 한편으론 너무나도 만족스럽다. 그래서 이번 펀딩을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성공적인 실패

이번 펀딩을 통해 많은 경험을 했다. 그리고 성공적인 실패를 했다.


'돌고돌아 블루베리 잼'을 펀딩 하면서 느낀 한계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방부제를 넣지 않아 개봉 후 유통기한이 짧았고, 그로 인해  대용량 제품을 준비하는 게 어려웠다.

둘째. 유리병은 친환경이라 생각했지만, 택배 배송의 경우 완충제를 다량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셋째. 물성이 가지는 특성으로 인해 리필스테이션에서 소분 판매의 어려움이 있었다.


이제부터 나는 이런 한계점들을 개선하여 지속가능한 경험을 전달하고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설 예정이다. 잠깐 준비하는 걸 조금만 말하자면 '제로웨이스트'에 아주 큰 도움이 될 만한(개인적인 의견..)  식품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sns를 통해 친환경적 사업을 하시는 분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지금도 어디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그들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우리는 오늘도 '왜 그렇게 하냐?'는 질문을 받겠지만 우리는 오늘도 이렇게 답해보자. 우리는 그렇게 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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