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문학 첫 모임 후기
“문예가 전에 없이 많은 디지털 글과 마주해 글이 넘쳐 나게 된 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우리는 문제 자체를 재정의해야 한다… 언어의 공급과잉은 (흔히 대다수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에서 가치를 찾는 일에 특화된) 작가와 예술가의 관계가 극적으로 변화했음을 시사한다.”(49쪽)
변함없는 것이 있지만 변하는 것도 있다. 문학은 본질적으로 당대의 들끓는 변방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 아닐까? 긴 겨울밤 동안 방에 틀어 박혀 써 내려간 19세기 러시아의 소설이 주는 감동도 있지만, 어디에든 글이 넘쳐 만성 소화불량에 걸린 우리 시대를 반영하는 글만이 주는 낯선 깨달음도 있을 것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소설이라는 장르는 어떻게 수용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수용할지? 새로운 공감의 형식과 방법을 찾아보려는 스터디다. 먼저 우리끼리의 독서와 토론을 통해 각자의 입장을 만들어나가고, 그 후에 여러 전문가도 모셔서 대화하고 싶다.
어제는 총 다섯 명이 모였다. 이 모임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신청이 없어서, chat GPT와 Claude ai를 멤버 삼아 셋이서라도 내용정리를 해봐야지 생각했었는데 뜻밖에 넉넉한 모임이 됐다. 한 분 한 분 신청 알람이 올 때 느껴지는 즐거움이 소중했다.
모임을 진행하면서는 내가 다소 흥분 상태로 읽은 이 책이 어떤 분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는 당연한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문학계에서 ai는 언급조차 불가한 거 아니냐”라고 하신 분도 있었다. AI 시대의 소설 쓰기처럼 전례 없는 주제에 대해서는 정보의 갭이나 관점차이가 크고 각자 편견과 본질적 질문들 사이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어,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며 정리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모임이 필요하다.
“한때 글쓰기 솜씨라는 말은 글과 생각을 아마도 영구적으로, 함께 조합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이제 그 말은 해체를 전제한 임시결합, 혹은 네트워크로 연결된 힘으로 산산이 조각나서 헤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은 일시적 포옹을 의미한다.” (98쪽)
다음 모임은 10월 27일 일요일 저녁 7시 30분이다. 2회 차에서는 <문예비창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여러 작품들을 감상할 예정이다.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서도 토론할 예정이다. 2회 차에만 참여하셔도 되니 많관부…
eggheads.page의 ai인문학 스터디 메뉴에서 신청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