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비행 알아가기 (5)
커버사진출처 = 에어케나다 트위터 공식 계정
Until September 12,
animals will no longer be able to travel in the hold of the aircraft.
2022년 7월, 에어 캐나다(AIR CANADA)는 반려동물을 수화물로 데려가는 예약을 잠정 중단했다. 코로나19 팬대믹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여행 수요 대비 부족한 인력난이 발생하는 문제점들 때문이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동물들과 함께 비행하는 것이 그렇게 위함한 일인가?
반려동물과 함께 비행기에 오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1) 케이지에 담긴 채 보호자와 함께 동승하는 방법이 있고, 2) 항공사에서 지정한 크기의 케이지에 담겨 화물칸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당연히 보호자의 마음으로는 자리에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반려동물이 화물칸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혹시 멀미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무서움에 떨고 있지 않은지 걱정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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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의 기종과 옵션, 그리고 항공사의 방침에 따라 다르지만 수화물로 비행길에 오르는 반려동물은 우리가 앉는 객실 바닥 아래의 CARGO 혹은 BULK 라는 곳에 탑승한다. 조종실에서는 동물 손님이 탑승한다는 것을 출발 직전 한번 더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
화물칸의 온도는 객실의 운도와 비슷하게 유지 되거나, 별도의 온도조절 장치를 통해 조절할 수 있다. 이는 비행기 마다 다르다. 또한 안전그물이 설치되어 있어 반려동물들이 탄 케이지가 다른 캐리어와 부딪히지 않게 되어있다.
가끔, 수면제/안정제/멀미약 등을 복용하고 태우고 싶어하는 손님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반려견의 안전을 위해 금지되는 경우가 있다. 체온 저하와 저혈압으로 인해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동물병원 의료진은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불량이 올 수 있으니 식사는 탑승 2시간 이전에 하고, 충분한 수분 공급과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을 넣어주는 것이 도움된다고 이야기했다.
창문이 없고, 보호자의 케어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은... 사실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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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탑승하는 화물칸 환경에 중요한 것은 1)여압과 2)온도다. 비행기의 특성상 화물칸은 생물을 위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화물칸에 반려동물이 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항공사들은 각 비행기별로 여압이 가능한 공간에 반려동물을 탑승시킨다.
온도조절은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이뤄진다. 이건 비행기의 기종이나 기능에 따라 달라진다. 조종실에서 화물칸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경우라면 반려동물을 위해 최적의 온도를 손쉽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객실의 공기를 활용한다. 비행기의 순항 고도에서 기온은 영하 40-50도를 육박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기온이 낮지만, 객실의 공기와 엔진 계통에서 따뜻하게 데워진 공기 (Bleed Air) 를 섞어서 공급하기 때문에 화물칸에서도 온도 조절과 환기가 원활하게 이뤄진다.
* 노선 마다 순항고도가 다르기 때문에, 온도는 다 다르다.
* 단거리 국내선 이라면 여압이 필요 없는 고도에서 순항하기도 한다.
* Bleed Air 는 엔진 속에서 매연과 섞인 공기가 아니다. 주변에서 데워진 따뜻한 공기다. 기내의 여압과 온도 조절 등에 쓰이는 용도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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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지개 다리를 건던 7마리의 강아지
2010년, 미국 아메리칸항공 AA851편을 타고 오클라호마 주 털사(Tulsa)를 출발해 시카고 까지 1시간 30분 가량을 비행한 반려견 7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항공사는 자체 조사에 착수했지만 뚜렷한 원인이 발표되지 않았다. (제가 못 찾은 걸 수도 있어요...) 관련 보도에서는 화물칸의 온도와 여압을 지적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이유로 발표된 것은 없었다. 당시 화물칸에는 총 14마리의 반려견이 탑승중이었고 도착했을 때 7마리의 강아지가 사망 혼수 상태로 발견되었다고 했다.
#2 반려견도... 수화물 이었다.
2018년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리건 주 포틀랜드 공항에서 미주리 주 캔자스시티로 가는 비행에서 한 탑승객의 반려견이 일본으로 보내지는 오류를 범했다. 사실 해당 항공사는 직전에 반려견이 기내 수납 칸에서 숨진채 발견되어서 이미 질타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사고를 계기로 유나이티드항공은 반려견을 수화물로 수송하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해당 반려견은 일본에서 건강검진을 마친 후 미국으로 보내져 무사히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갔다.
생각해보니...
우리 짐이 다른 곳으로 보내지는 실수가 있는 것처럼, 반려견에도 이런 사고가 있을 수 있겠네요.
반려동물을 수화물로 보내다 보니...
#3 반려견을 짐칸에 올려 두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2018년 미국 휴스턴에서 뉴욕으로 가는 유나이티드 항공에 탑승한 한 승객은 생후 10개월 된 프랜치 불독과 함께였다. 승객은 반려견을 케이지에 담아 자리 아래에 놓았다. 그런데 이 때 한 승무원이 강아지가 통행에 방해되니 머리 위에 있는 짐칸(Overhead Bin)에 두라고 했다. 승객은 승무원에게 '여기 강아지가 들어 있어요' 라고 했지만, 승무원의 단호한 지시에 반려견을 짐칸에 두었다.
'강아지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요'
목적지에 도착한 후 보호자는 주저 앉아 오열했다고 알려져 있다. 반려견이 사망한 것. 객실이지만 머리 위 짐칸에는 충분한 환기가 이뤄지지 않아 질식사 했다는 것이 사인으로 전해졌다. 당시 항공사는 '해당 승무원이 가방에 강아지가 들어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했지만, 수많은 승객들이 이미 '보호자가 가방에 반려견이 있음을 승무원에게 이야기 했다'고 전했다. 결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잘못을 인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4 비행기를 탈출해버린 강아지... 그리고 안타까운 죽음
2016년 수화물로 맡긴 강아지가 비행기를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천으로 출발해 태국 방콕으로 가는 타이항공의 비행기였다. 강아지는 보호자가 준비한 케이지의 잠금 장치가 풀려 탈출했다. 활주로와 계류장을 10-15분 가량 돌아다니던 강아지는 안전을 위해 투입된 야생조수관리팀에 의해 사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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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의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자리잡으면서, 반려동물과의 여행은 이제 우리 삶의 일부다. 2020년 수많은 여행사들은 반려동물과의 여행을 새로운 트랜드로 주목했다.
반려동물과의 여행에서 비행기를 타는 일은 항공업계에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항공 관련 기구에서는 법과 규칙을 계속 수정하고 있고, 항공사들은 법에 근거해 반려동물 손님들을 위한 각종 마케팅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안전을 위한 수칙과 행복한 추억을 위한 서비스 모두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를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반려동물의 알러지와 이들이 내는 소리에 불편해하는 다른 승객들과의 이해관계도 우리가 풀어가야 할 숙제고, 반려동물의 수송 오류나 이들에게 일어나는 안타까운 사고와 죽음들 또한 반드시 풀어가야 할 숙제다.
항공사도 관련 기구는 최선을 다 하고 있다. 분명. 나 역시 반려동물을 수화물이 아닌 손님으로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던 이 글을 쓰면서 수많은 정부 보고서와 언론 보도를 공부했다. 모르는 것들은 비행 중간에 정비사님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실제로 비행기 구조나 시스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살피게 되었다. 그만큼 비행에 더 진심이 되기도 해서 뿌듯했다.
아무래도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가는 손님들이 신경써야 하는 부분들은 너무나도 많을 것이다. 어쩌면 '뭐 부터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와 이런 것까지 직접 신경 써야 해?'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직 문화가 자리잡는 중이라 보호자가 직접 챙겨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행복하고 안전한 추억과 여행을 위해 조금만 더 노력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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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와 재난은 잘 일어나지 않지만,
한번 일어나면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를 안겨준다.
대학원에서 재난재해안전을 전공하면서 어떤 논문, 책, 발표를 접하든 가장 처음 듣는 말 이었다. 우리 삶에서 직접 재난을 겪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지만, 어쩌면 이런 큰 일을 겪는다면 슬픔과 고통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건물은 무너지기 전에 신호를 보내.
나 곧 무너진다고.
대학 시절 콘크리트 공학을 가르치시던 교수님의 말 이었다. 어떤 사고든 그 전에 조짐이 있다는 뜻이다. 폭삭 무너지는 건물은 주저 앉기 전 벽에 금이 가거나 물이 새는 등 징조가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걸 알아차리지 못하고 조심하지 않았기에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말 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안전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시그널을 알아차리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어떤 현상이 안전 사고로 이어지는 시그널인지 파악하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Aviation Regulations are written in Blood
항공 안전 관련 명언 중 하나다. 조종사들의 안전 규정이 사건 사고의 후속 조치로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만, 아무 일도 없다면 좋지만, 사고는 일어나고 있다. 이런 말 하기 너무 싫지만 앞으로도 새로운 종류의 사고는 일어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비행 관련한 동물들의 사고 역시 '사고'다.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일어난다면 보호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엄청난 슬픔을 안겨주는 일이다. 살아남은 반려동물에게도 엄청난 트라우마와 후유증을 남길 것이다. 이런 일은 차라리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다.
당분간은 '이렇게 까지 해야 해?' 라는 정도로 미리 조심하고 준비를 하는 것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차라리 부실한 것 보다는 조금 과한 것이 나은 것 같다. 당장의 보호자들이 어렵고 번거로운 시간을 가지겠지만, 항공 업계도 새로운 현상에 서비스와 규정을 만들면서 어려움과 과도기를 겪는 중이다.
반려동물과 여행 가는 일이 당연해질 때 까지.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나는 이런 궁금증이 있을 때마다 찾아보고, 이번 일을 계기로 비행하면서 동물 손님들에 대한 관심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미쳐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 때마다 공부하고 생각해보면서 비행에 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관련된 모두가 노력하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더욱 더 편리하고 안전해질 테니까
그때까지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비행 알아가기 시리즈는 오늘로 마지막입니다.
그 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부록으로 국내 주요 항공사별 반려동물 규정을 정리해드릴게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년 할로윈.
이태원 사고의 희생자와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부상사 분들도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일상으로 무사히 돌아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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