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나, 비커밍
서점에 진열되어있던 버락 오바마의 부인, 미셀 오바마의 비커밍이라는 자서전이 눈에 자꾸 밟혔다. 표지 사진에서 드러난 그녀의 강인하면서 부드러운 환한 미소가 매력적이긴 했다. 그러나 난 원래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었을 때 정확히 무슨 업적을 남겼는 지 알지는 못한다. 그저 뉴스에서 연설하거나 무슨 발표하는 장면만 쓱 보고 지나갔을 뿐이다. 그냥 느낌이 "좋은 일 하시나보다"라는 생각만 들었다.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에게도 이렇게 무심한들, 그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는 더더욱 관심 밖이었다. 딱히 스캔들이 없다는 점만 알 고 있었기에, 그녀의 자서전은 사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오프라 윈프리의 Super Soul 팟캐스트에 미셸 오바마 출연한 회차를 듣게 되었다. 미셸은 자서전의 제목 '비커밍'의 의미를 설명했다. 우리는 어떤 특정 목표를 향해 달리다가 그 목표가 성취 되었을 때, 즉 'became'이 된 후 인생의 의미가 끝나는게 아니라고 한다. 그게 아니라 점점 무언가 해내는 과정, 즉 , becoming (비커밍)의 상태가 우리가 가져야할 태도라는 것이다. 그녀의 이 말 한마디에 난 서점에서 바로 샀고, 한달에 걸쳐서 완독했다. 영어 공부할 겸 그녀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직접 들을 겸 원서로 읽어봤다.
미셸 오바마는 지나칠 정도로 솔직했다. 10대, 20대 시절 만났던 남자들부터 버락 오바마와 부부 상담했던 이야기까지 이야기를 한다. 미셸 역시 그 여느 여성인만큼 아내로서, 두 딸의 엄마로서, 커리어우먼으로서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드러냈으며 그 마음 속 깊은 나타난 고민과 갈등도 그녀는 여과 없이 쏟아냈다. 또한 미국 백인 사회에서 똑똑한 '흑인' '여성'으로서 받을 수 밖에 없는 차별적인 시선, 그리고 아프리카 케냐 여행에서 느꼈던 복잡한 감정들까지 개인 일기장인마냥 고백했다.
그녀는 학창시절 모범생이었고 직업도 변호사로서 엘리트 집단에 '성공'의 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청천벽력의 사건으로 그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와 친구의 죽음이었다. 아버지의 병을 적극적으로 낫게 도와주지 않았다는 죄책감과 그렇게 착한 친구가 너무나도 이른 나이에 암으로 죽었다는 불공평한 세상에 대한 회의를 가졌었다. 그는 세상에 이로운 일, 즉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다들 선망하는 변호사라는 직업에서 물러나와 돈벌이는 많이 줄었어도 사회에 무언가 기여하는 직장으로 옮기게 되었다.
그는 불평등한 변호사 되는 과정과(p.121)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선별되지 않는 학생들이 얻어야 했던 무기력하고 실력 없는 선생님의 교육을 비판했다(p. 176). 이로 인해 학생들 간의 격차가 심해질 수 밖에 없으며 그 차이는 눈덩어리처럼 불어나서 삶의 행로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녀의 거침없는 솔직한 감정 속에 내 모습이 비춰졌다. 여태 난 그녀를 뉴스 속에서만 잠깐잠깐 봤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와 강하게 연결되어있음을 느꼈다. 나도 앞으로 살면서 부딪힐 문제들을 그녀는 이미 겪었고, 그녀는 극복했다.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현재, 그리고 앞으로 성장하면서 becoming이 되는 것처럼 나 또한 나의 becoming을 그녀가 응원하고 있을거라는 위로를 받았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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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님을 느끼려고 사람들은 자서전을 찾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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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버락 오바마는 정말 매력 넘치며 대통령이 될 수 밖에 없는 인물임을 알 수 있었다:
"Do we settle for the world as it is, or do we work for the world as it should be?"(p.118)
"Barack believed and trusted when others did not. He had a simple, buoying faith that if you stuck to your principles, things would work out."(p.153)
역시나 그는 정말 매력 터지는 남자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