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라는 것은

소설가 김영하의 강연을 듣고 나서

by 아살리아
여기에 쓰여지는 글들은 제시해주는 음악을 틀어 놓고 봐야 합니다. 그러면 온전히 글 속으로 더 빠져들 수 있어요.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음악을 알고 있다면, 눈을 감고 잠시 그 음악을 마음속으로 플레이하세요. 자. 이제 음악이 준비되었나요?





#사운드 오브 브런치 마지막화 - 한 번 더라는 것은

#준비할 음악: City Cats by The Quiett



음악을 플레이하세요.



(가사가 없습니다.)


...









우리는 모두 예술가로 태어난다. 소꿉놀이로 엄마와 아빠(때로는 아기)가 되고, 아무 이유 없이 재잘거리며, 담벼락에 낙서를 하고, 일기를 쓰며, 연극, 음악, 미술, 글쓰기를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마법의 질문을 받게 된다.


"그건 해서 뭐하게?"


현실적인 질문. 그것에 대한 답은 사실 쉽다. 실용적인 질문에 쾌락적인 답변을 하면 되는 거다.



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소설을 쉽게 봤다. 내게 쉽게 봤다는 것은 긍정적인 표현을 가장 많이 함축하고 있는 최대치의 찬사다. 작가가 궁금해졌다. 김영하라는 사람의 강의를 들으러 갔다.


"예술가가 되어라. 지금 당장."


그는 이 말을 남겼다. 강의가 끝나고 그 곳에 있던 누군가가 그에게 물었다. 책을 좀 추천해 달란다. 내가 생각해도 구린 질문이다. 구린 질문에 성실히 도 답변을 해준다.


"음. 그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아요. 어떤 것을 추천해 드릴지, 좋은 책들이 참 많은데..."


그는 클리아막스에 뜸을 드리며 얘기할 줄아는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각자가 어렸을 적에 읽었던 책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들의 목록을 적어보란다. 그리고 그 목록의 책들을 다시 한 번 더 읽어보라는 거다. 그때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은 이해가 될 것이고, 그때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매일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 가는 것은 재미없잖아요. 한 번 가 봤던 곳을 다시 찾았을 때가 진짜 재밌잖아요."


우리는 모두 예술가로 태어난다.








여기 다시는 올 일이 없을 거다라는 생각으로 여행을 다녔다. 한번 지나쳤던 그 길은 다시 걷지 않았다. 루트를 짤 때도 되돌아 오는 경로 보다는 인아웃이 다르거나 써클형태의 루트를 고집했다.


그의 강의를 듣고 나서 어떤 깨달음을 얻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놓치고 있던 진리를 그를 통해 깨우치게 된 듯하다. 한 번 더 그 곳을 가보자. 쌩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와 앙드레 지드의 좁은문과 맥스 애플의 룸메이트를 챙겨서 다시 한 번 더 가보는 거다. 한 번 더라는 것은.





-사운드 오브 브런치 끝











이 음악은 처음부터 이 사운드 오브 브런치의 마지막을 장식할 엔딩곡으로 생각을 해두었던 곡입니다. 이 음악을 듣고 있을 때마다 늘 피날레가 생각이 났거든요.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참여해 보자라는 생각을 하고 나서, 10부작의 매거진을 기획했습니다. 9월 13일부터 매일 밤 10시가 되면 책상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신데렐라처럼 12시를 넘기지 않기 위해 달렸습니다. 12시를 넘기면 같은 날짜에 2편이 되어 버려서 내가 만든 이 말도 안 되는 규칙을 깨고 싶지 않았거든요.

누군가 제게 마법의 질문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쾌락적인 대답을 할 수밖에요. 왜 이걸 하느냐고요? 그건 해서 뭐 할거냐고요? 꼭 무엇을 위해 해야하나요? 그냥 내가 즐거우니까 합니다. 우린 모두 예술가로 태어났는데 하나쯤은 예술을 해도 괜찮잖아요? 이제 그 마지막 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곧 내일이 오네요.

음악을 들으며 글을 적는 저와 음악을 들으며 이 글을 보게 될 분들과의 소통과 공감의 연결고리가 되길 희망합니다. 자. 이제 플레이를 멈추세요. 저의 사운드 오브 브런치는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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