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1일 토요일
올해 칠순을 맞는 마나님을 모시고 유럽 여행을 하려고 금년 초에 계획을 세웠다. 20일 동안 자유 여행을 하면 힘들 것 같아 일부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고 나머지 일정을 자유로 하는 방법과, 자유 여행을 하다 현지에서 여행사 패키지 상품에 조인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봤는데, 독일 지역은 2월이 여행 비수기라서 패키지 상품에 합류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유럽 여행은 몇 번 가본 적이 있지만 여행사 스케줄대로 매일 이동하는 일정이라서 유럽 주요 도시들의 문화와 역사를 더 깊히 느끼는데 아쉬움이 있어서 이번에는 각국 수도 중심으로 박물관, 미술관, 성당, 왕궁 등을 위주로 여행하기로 하였다. 동선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런던 인, 비엔나 아웃으로 결정하고 항공권을 구매한 다음 런던 4박, 파리 5박, 암스테르담 2박, 베를린 3박, 드레스덴 1박, 비엔나 4박으로 안배하고 각 도시별 이동은 열차로 하기로 하였다. 일부 장거리 구간은 저가 항공도 생각해 봤지만 공항으로 이동하기 불편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차가 편할 것 같았다. 숙소는 숙박 일수가 짧을 때는 호텔로, 길 때는 Air B&B로 예약을 하였다.
항공권을 예약하는 과정에서 올해 1월 8일부터 영국에서 무비자 입국자에게 ETA(전자여행승인)을 받도록 규정이 생긴 것을 알고 부랴 부랴 앱을 깔고 ETA를 발급받았다. 처음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영국 ETA 앱을 검색하니 대행업체들이 먼저 떠서 앱을 깔고 진행하다 보니 수수료 포함해서 비용이 많아서 다 취소하고, 영국정부 공식 앱으로 신청을 하였는데 초창기라 그런지 여권 정보 입력시 에러가 많이 나서 ETA 받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열차 예약은 한국에서 각국 열차 회사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지만 Omio라는 회사를 통해 전 구간 열차를 예약하였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검색을 해보니 일부 주요 박물관, 미술관등은 일자와 시간을 사전에 예약을 하여야 해서 일정을 감안하여 미리 예약을 해 두었다.
유럽 자유 여행을 하려니 신경 쓸 일이 많다. 겨울에 호텔방이 추울 수 있으니 USB연결 보조 방석, 소매치기가 많다고 하여 핸드폰 연결줄, 현금 여권 소지용 복대, 가방 지퍼를 고정하는 옷핀, 기차 여행시 쓸 캐리어 연결 체인까지 준비해 두었다.
출발일이 되어 1월 31일 저녁을 먹은 다음 7시 20분 집을 나섰다. 진눈깨비가 내리는데 눈이 많이 오면 활주로가 막혀 비행기 못 뜨면 어떡하나 걱정을 하면서 노량진 역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하니 카타르항공 카운터에 대기줄이 수십 미터 이어져 있다. 키오스크 체크인은 안 열어놓은 듯하다. 설날 연휴가 지나서 좀 한산할 줄 알았는데 출국자가 생각보다 훨씬 많다. 요즘 항공사고가 자주 나서 좀 걱정했는데 카타르 항공은 돈 많으니까 A350-900 비교적 새 비행기를 끌고 왔다. 12시가 넘어 출발 시간이 되었는데 비행기는 눈 치우는 deicing 작업을 하느라 30여분 지체한 후 하늘을 날아올랐다. 9시간을 날아온 도하 공항은 깨끗하고 시설이 잘 돼있는 듯하다. 3시간 환승 대기후 런던행 A380에 몸을 실었다. 이 비행기도 거의 만석인 듯 빈자리가 안 보인다.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하니 한국인들은 선진국 우선통과로 여권을 기계에 대고 얼굴 사진 한번 찍으니 자동 입국이 되었다. 요즘 여권에 출입국 도장이 안 찍히니 나중에 옛날 여권보고 여행을 회상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공항에서 호텔로 가려고 전철을 타는데 한국에서 준비한 트레블 카드로 찍으니 개찰구가 열린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그러나 지하철은 좁고 낡아서 서울 지하철이 얼마나 좋은지 대비가 되었다. 시내에 도착하여 수십 미터 계단 오르기 극기 훈련을 예상했는데 한층 정도 짐을 들고 계단을 올라오니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있어 생각보다 수월하게 호텔에 도착하였다. 집 떠난 지 28 시간 만에 호텔 도착. It was a really long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