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6일 일요일
아침 8시 10분 열차로 드레스덴에서 비엔나로 향한다.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오는데 체코 열차다. 이 열차는 체코 프라하, 브르노 등을 거쳐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간다. 우리 무궁화 열차같이 시속 100여 Km 속도로 달린다. 드레스덴에서 비엔나까지는 약 6시간 반 걸린다. 엘베강 상류를 따라 올라가는 길에 강 건너 마을이 평화롭다. 30분 정도 지나니 체코 땅에 들어왔다고 통신사, 외교부 알림 문자가 울린다. 한 시간여 달려 엘베강을 벗어나니 양쪽으로 흰 눈 덮인 평지가 나오고 기차는 속도를 160Km로 높여 달린다. 드레스덴 출발해서 한 시간 40분쯤 달리니 왼쪽으로 블타바강이 나타난다. 블타바강은 몰다우강으로도 불리며 프라하 시내를 관통하여 북으로 흘러 엘베강으로 합류한다. 두 시간 10분 만에 열차는 프라하 시내로 접어든다. 프라하는 13년 전 한진관광 따라와 봐서 이번 여행에서는 건너뛰고 走車看布(布拉格) 하기로 했다. 프라하 역에 도착하니 승객들이 많이 올라타서 한적하던 객차가 만석이 되었다. 프라하를 떠난 열차는 브르노를 향해 남동쪽으로 달린다. 브르노는 체코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모라비아지방의 중심도시라고 한다. 브르노로 가는 길 풍경은 중간중간 소도시, 구릉지대엔 자작나무와 전나무숲, 흰 눈 덮인 넓은 들판이 계속 이어진다. 브르노에 접근하니 공장 시설들이 보이고 고층 건물들도 눈에 띈다. 이제 남쪽으로 한 시간 반 더 가면 목적지 비엔나에 도착한다.
2시 10분 오스트리아에 들어왔다고 통신사와 외교부 문자가 온다. 체코 서북부에서 국토를 가로질러 동남부 국경을 넘는데 5시간 반 걸렸다. 그동안 승객들도 많이 내려 객차 안이 여유롭다. 오스트리아에 들어오니 좌우가 지평선이 보이는 평야지대인데 눈도 보이지 않고 뭘 심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파릇파릇한 풀밭이 보였다. 체코에 비해 오스트리아는 바로 옆 나라고 거리도 가까운데도 날씨 차이는 큰 모양이다. 오스트리아의 창 밖에 보이는 마을들이 지나온 곳들보다 좀 더 깔끔하고 정돈되어 보인다.
약 10분 정도 연착하여 비엔나역에 도착하였다. 트램을 타고 2km 정도 떨어진 시내로 와서 AB&B 숙소에 들어왔다. 깨끗하고 널찍한 게 마음에 든다. 거실 주방 침실 따로 있고 설비도 잘 갖춰 놓아서 4일 동안 편안하게 지낼 것 같다.
그러나 생각지 못한 일이 발생했으니 비엔나에서는 일요일에 슈퍼가 대부분 문을 닫는단다. 생수 한 병을 사려 해도 근처에서는 살 수가 없었다. 구글 검색을 해서 일요일에도 열려있는 슈퍼를 찾아냈다. 전철 타고 트램 타고 비엔나 중앙역에 있는 슈퍼를 힘들게 찾아가서 필요한 식자재를 사가지고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