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출발
여행의 계획
코카서스 3국, 특히 조지아에 대해서 여행하기 좋다는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 경치는 스위스 비슷하고 물가는 동남아 수준이라는 등등의 얘기도 들리고 고교 동창생들도 조지아 트레킹을 추진하다 연기한 일이 있어 코카서스 3국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특히 인터넷 소설 반지의 제국(엠파이어 오브 더 링)에서 주인공이 활약한 동네가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카자흐스탄등의 코카서스 3국과 중앙아시아 지역이라 흥미가 있었다. 코카서스 3국 여행 상품을 검색하니 대한항공 전세기로 직항하는 상품도 있으나 일정이 자주 있지 않고, 대부분이 두바이 경유, 이스탄불 경유, 카자흐스탄 알마티 경유,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경유 등이어서 비행시간이 비교적 짧은 타슈켄트 경유 여행상품을 예약하였다. 그런데 지난주 갑작스러운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이란 상공이 비행 금지가 되어 이란을 통과하는 항공이 문제가 되었다는데 다행히 타슈켄트 경유 여행은 문제없이 일정대로 진행되었다.
6월 18일 수요일
아침 5시 10분에 집을 떠나 노량진역에서 9호선 타고 김포공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하여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 닿으니 7시가 좀 지났다. 우즈베키스탄 항공에서 체크인하고 10시 40분 이륙하여 5,300km를 날아 6시간 40분 만에 타슈켄트에 도착하니 현지시간 오후 1시 20분이다. 타슈켄트로 가는 항로는 작년에 갔던 키르기스스탄의 비슈케크행 항로와 비슷하고 창밖으로 천산산맥의 만년설이 보여 감회가 새롭다. 타슈켄트 공항은 규모가 작아서 입국심사 창구가 10개 정도 되는 것 같고 짐 나오는 카루셀도 4개밖에 안 보인다. 입국수속은 별도 서류 없이 여권 제시하고 얼굴 사진 찍으니 간단하다. 터미널 건물에서 나오니 뜨거운 열기가 확 들이친다. 기온이 41도라니 아스팔트 주차장은 더 뜨거운 것 같다. 부랴 부랴 버스를 탔는데 에어컨을 켜도 더위를 느낀다. 6월 중순이 이 정도인데 7-8 월에는 훨씬 더 덥다고 한다. 오늘내일만 참으면 조지아, 아르메니아 날씨는 좋다고 하니 위안으로 삼아야겠다. 한국에서 동행한 인솔자는 50대 정도로 보이는 덩치 큰 아저씨인데 현지 가이드는 20대 예쁜 우즈벡 현지 아가씨다. 이곳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것 같은데 한국말이 유창하진 않으나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다. 우즈벡에는 미녀들이 많아서 김태희 정도 되는 애들이 밭을 간다는 말이 있다.
공항을 출발하여 처음 간 곳은 초르수 바자르로 농축산물 시장이다. 시장 가는 길은 시내를 지나 가는데 길이 엄청 막혀서 거의 움직이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교통사고가 나서 길이 막혔다고 한다. 초르수 바자르는 중앙에 큰 돔형 건물이 있는데 1층에서는 고기 등 축산물을 파는데 냉장고도 없이 비닐 랩에 말아놓고 고기를 판다. 뜨겁고 건조해서 덜 상하는지 모르겠다. 2층에서는 견과류, 말린 과일 등을 파는데 처음 본 물건들도 많고, 향신료는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다. 돔형 건물 옆에는 단층 시장 건물 안에 과일 가게들이 많은데 납작 복숭아를 1kg에 3달러를 주고 한 봉지 사서 먹으니 아삭하고 맛있다.
이어서 간 곳은 하자티 이맘 모스크인데 가장 오래된 코란을 보관하고 있는 모스크로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라는데 공사 중이라 내부로는 들어가지 못하게 해서 외부 관람만 하였다. 다음은 미노르 모스크로 2014년에 개관했다는데 흰 건물에 기하학적 이슬람 무늬가 아름다운 모스크다.
모스크 관람 이후에는 독립 광장에서 하차하여 도보로 독립 광장을 지나 브로드웨이를 거쳐 아미르 테무르 광장까지 가는 계획이었으나 날씨가 너무 더워 독립광장은 차창으로 관람하고 브로드웨이 입구에서 하차하여 브로드웨이 산책 후 아미르 테무르 광장으로 이동하였다. 독립 광장은 시내 중심부에 있는 커다란 공원으로 전에 레닌 동상이 있었는데 우즈벡이 소련 연방에서 독립한 후 레닌 동상을 없애고 이름이 독립 광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브로드웨이는 보행자 전용 도로로서 주변에 카페, 명품상점, 공예품 상점등이 있는 거리로서 주요 관광지이다. 아미르 테무르는 14세기말에 티무르 제국을 세운 왕으로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인도 일부 등을 지배한 큰 제국을 세웠다고 한다.
돌의 도시라는 타슈켄트 시내 관광을 마치고 저녁 식사로 우즈벡 전통음식인 만두, 샤슬릭(꼬치구이), 오쉬(볶음밥)를 먹은 후 벤틀리 호텔에 투숙하여 오늘 일정을 마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