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3일 월요일
2월 3일 월요일 아침에 전해진 한국 증시 급락과 환율 상승에 마음이 좀 무거워진다. 카드 대금 결제 시 환차손이 우려되어 절약하며 다녀야겠다. 어제 하루 종일 투어에 힘들었으므로 오늘은 좀 느긋한 일정을 가지려고 한다. 원래 계획은 런던 패스를 사서 여러 곳 내부 관람도 하려고 했었지만 내가 봉을 빼려고 아침부터 여러 곳 강행군하면 소집사님이 따라오질 못할 것 같아 그냥 느긋하게 겉만 보고 오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었다. 10시에 호텔을 나와 버스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향했다. 2층에 올라가서 시내 길을 내려다보니 런던의 시내 곳곳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런던 시내버스가 다니는 길이 생각보다 엄청 좁다. 우리나라 마을버스나 다닐 것 같은 좁은 길로 버스들이 많이 다닌다. 길이 막히니 전철보다 시간이 두세 배는 걸리는 것 같은데 급할 것은 없고 시내 구경을 할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다.
그린 파크 역에서 내려 공원을 가로질러 버킹엄궁 앞으로 다가가니 근위병 교대식 참관하러 온 인파들이 버글버글하다. 다행히 그린 파크 담장에 1m 정도 높이의 발판이 있어 그 위로 올라갔다. 길은 쳐다볼 수 있지만 버킹엄 궁 안의 행사장은 도통 보이지 않는다. 10시 40분쯤 붉은 망토를 입은 기마병 10여 명이 나팔수를 앞세우고 칼을 들고 버킹엄궁 오른쪽 길에서 나와 더 몰 쪽으로 이동한다. 또 한참 기다리니 더 몰 쪽에서 회색 외투에 검은 곰털모자를 쓴 근위병들이 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궁전 안에서 행사 소리는 들리지만 관람객 인파에 가려 검은 모자만 조금 움직이는 게 보이고 뭘 하는지 알 수 없다. 답답한 마음에 핸드폰을 꺼내 유튜브를 검색하여 동영상을 보았는데 그게 훨씬 나았던 것 같다.
행사가 마무리되고 행인 통제가 풀린 후 빅토리아 기념탑 앞에서 인증샷 찍은 후 세인트 제임스 공원옆 버드 케이지 길을 따라 빅벤으로 향했다. 빅벤 앞에 다가가니 처칠 수상 동상이 있는 팔리아먼트 스퀘어 둘레를 차량 시위대가 계속 경적을 울려대고 빙빙 돌면서 창밖으로 깃발을 흔들고 있어 교통이 엉망이다. 민주주의의 본산 앞이니 어쩔 도리가 없다. 빅벤, 의사당, 웨스트민스터 사원 인증샷을 찍은 후 트라팔가 광장으로 이동하였다. 이동 중 보니 길 가에 영국 장군들 동상이 여러 개가 서 있었다. 그중에는 식민지 등에서 공을 세운 장군들도 있지만 어쨌든 영국을 위해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니 기념하는 것 같다. 오전 일정을 마무리하고 호텔로 일단 돌아와 휴식하기로 하였다.
호텔에서 낮잠도 자고 휴식을 취한 다음 5시에 템즈강 야경을 보러 나왔다. 먼저 세인트폴 대성당에 도착하니 돔만 밝게 빛나고 다른 곳은 조명이 없어 어두웠다. 성공회 대표 성당인데 좀 밝게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인트 폴을 지나 템즈강 밀레니엄 다리에 올라가 보니 흔들리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 곳곳에 만든 출렁다리 같은 느낌이다. 밀레니엄 다리에서 타워브리지와 샤드, 오른쪽의 템즈강 강남 지역 현대적인 고층 건물들을 보니 내가 묵고 있는 시내 중심가와는 다른 런던의 느낌이다. 멀리 보이는 타워 브리지를 가까이 보고 싶어 구글 앱을 검색하니 30분 정도 걸어야 할 것 같다. 구글 맵은 큰길로 안내를 하는데 강변을 걷고 싶어 내려가니 한강과는 전혀 다르게 템즈 강변에 바로 건물이 있고 그 사이로 보행로가 연결되어 걷기에 편하다. 타워 브리지 근처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올라가니 런던탑이 조명을 받아 밝게 빛난다. 헨리 8세의 두 번째 부인이자 엘리자베스 여왕의 생모 앤 불레인이 처형된 곳,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이 엘리자베스 여왕 때 참수된 곳. 안에 까지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관람시간이 지나 문은 굳게 닫혀있다. 버스를 타고 코벤트가든을 거쳐 호텔로 돌아오니 8시가 되었다. 내일은 브리티쉬 뮤지엄과 내셔널 갤러리 관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