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웠다 - 마야 안젤루
I've Learned
나는 배웠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그것이 오늘 아무리 안 좋아 보여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을.
내일이면 더 나아진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궂은날과 잃어버린 가방과 엉킨 크리스마스트리 전구
이 세 가지에 대처하는 방식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당신과 부모와의 관계가 어떠하든
그들이 당신 삶에서 떠나갔을 때
그들을 그리워하게 되리라는 것을.
나는 배웠다,
생계를 유지하는 것과
삶을 살아가는 것은 같지 않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삶은 때로 두 번째 기회를 준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양쪽 손에 포수 글러브를 끼고 살면 안된다는 것을.
무엇인가를 다시 던져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내가 열린 마음을 갖고 무엇인가를 결정할 때
대개 올바른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나에게 고통이 있을 때에도
내가 그 고통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날마다 손을 뻗어 누군가와 접촉해야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따뜻한 포옹,
혹은 그저 다정히 등을 두드려 주는 것도
좋아한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내가 여전히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사람들은 당신이 한 말, 당신이 한 행동은 잊지만
당신이 그들에게 어떻게 느끼게 했는가는
결코 잊지 않는다는 것을.
- Maya Angelou -
마야 안젤루는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실어증에 걸렸으나 시낭송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말을 되찾았다고 한다. '고통이 있을 때에도 내가 그 고통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이 부분이 이해가 된다. 첫 번째 화살은 맞았으나 두 번째 화살까지 맞을 필요는 없다.
궂은 날과 잃어버린 가방과 엉킨 성탄절 전구를 대하는 내가 보인다. 나는 궂은 날에 심하게 걱정을 한다. '그러려니'와 '그럴 수도 있지'가 잘 안 되었다.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노심초사, 애간장을 끓였다. 내가 쿨한 줄 착각했다. 나를 닮아 과하게 걱정하는 아이를 보면 내 모습이 보여 짜증이 난다. 오십이 넘어도 이런데 저 나이에는 오죽하랴 싶으면서도 그것조차 화가 난다. 가방을 잃어버린 적은 없지만 도서관에서 지갑을 도난당한 적은 있다. 30년 대학 시험공부를 하려고 대학 도서관에 갔는데, 아침에 쌀을 사라고 준 돈이 지갑에 있었다. 그때 돈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귀신같이 알았을까? 누군가 비좁다고 등을 치기에 살짝 앞으로 몸을 숙였는데 가방에서 지갑을 빼갔다. 잃어버린 것도 그렇지만 그날 내게 돈이 있다는 것을 도둑이 알았다는 것이 더 신기했다. 엉킨 크리스마스 전구는 무식하게 감고 무식하게 푼다. 이로써 나는 체계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아님을 인정한다.
양손에 포수 글러브를 끼고 살면 안된다는 것은 시어머니를 보고 배웠다. 시어머니는 주는 데 몹시 인색하다. 안 주고 안 받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한 집에 살면서도 니 것과 내 것이 있다. 안 주고 안 받고 살 수도 있게지.그러나 그렇게 살면 주변에 사람들이 멀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경로당에 다니며 할머니들에게 핀잔을 듣고 조금 나아지셨으나 여전히 한 손이라도 글러브를 빼지 못한다.
친정엄마는 가난했고 친척들이 무시한다고 하였다. 내 것을 나누지도 않으면서도 없는 사람은 무시한는 것은 보통 인간의 본성일 것이다. 가난한 자가 경제적으로 나아지면 갑자기 관계가 좋아지지만, 가진 것이 없었을 때 받았던 그 느낌은 세월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음을 보았다.
나는 배우고 있다. 인생은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이 많으므로 게을리 하면 안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