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글이 벌써 한 달 전이라니
게임과 야근으로 순삭한 한 달
신선과 바둑을 두면 몇 년이 후딱 간다 했던가. 벌써 동화에서도 게임 중독의 위험을 알린 이야기렸다. 어깨가 아픈 것도, 야근도, 컨텐츠 없음도 다 핑계고 퇴근하고 얼마 안 되는 시간에 게임만 해서 이렇게 시간이 가버렸다. 물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주말이 한 달 만이기도 하다. 음... 어제도 출근해서 사실은 휴식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많이 자지 못해서 또 핸드폰만 붙들고 있기도 하다.
다시금 밀려오는 스스로에 대한 한심함을 저리 치우고, 빨래도 돌리고 쌓아둔 터진 옷들도 꿰매고, 밥도 나름대로 해 먹고, 화분도 조금 돌봤다. 고수는 꽃대를 잘랐더니 시들시들해서 오늘 뽑아야겠다. 가지는 꽃은 계속 피는데 응애가 괴롭혀서인지 과습 때문인지 결국 열매는 맺지 못 했다. 오늘 저녁엔 친구가 준 마지막 남은 지움으로 저 응애들과 싸워보리라. 공심채는 잘라서... 먹어야지. 뭘 해 먹을지는 모르겠다. 그치만 저번 주말에 간 식당에서는 커리에도 넣어주는 걸 보니 그냥 채소로 써 먹어도 괜찮겠다. 냉장고에 한 달쯤 방치한 샐러리는 안 죽었나 무서워서 열어 보지도 못 하겠다. 다 먹어버려야지. 오늘은 꼭 일찍 자야지. 이번 주까지만 5시반 기상을 유지하면 다시 집 앞 출근이라 좀 나아질 것 같다. 다음 주는 그러면 용기 내서 하루는 꼭 재택을 해야지, 퇴근하자마자 친구 손톱도 해 줘야지.
요새 너무 부정적인 게, 그냥 뇌를 정지시키고 싶은 건가 싶다가도 누가 다 정해줬으면 싶기도 하고 그렇다. 근데 또 다른 사람이 정해줘도 나한테만 다 하라고 하는 건 또 불만이 생기는데, 싫다고 해도 안 듣는 건지 아니면 싫다고 말하는 게 서툰건지, 내가 요령이 없어서 그냥 다 맡아서 하는 건지 일을 못해서 맨날 야근인 건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뭘 잘못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