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건네는 안부
어느덧 서른하나. 거울 속의 나는 여전히 서툰데,
달력의 숫자는 나보다 앞서 달려가고 있었다.
나의 20대는 '적응'이라는 두 글자에
저당 잡힌 시간이었다.
남들만큼 살기 위해,
뒤처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며
그저 앞사람의 뒷모습을 따라가기 바빴다.
그 치열함 덕분에 직장을 지켰고,
결혼을 약속했으며, 따뜻한 내 첫 가족이 생겼다.
겉으로 보기엔 제법 어른의 모양새를 갖춘 듯했다.
하지만 그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 있던
'진짜 나'는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
신혼의 달콤함을 느끼기도 전에 마주한
전세 사기라는 차가운 현실,
10년의 익숙함을 버린 퇴사와 재취업.
그리고 1년 뒤면 마주하게 될
‘엄마'라는 거대한 이름까지.
모든 게 처음이라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지금,
나는 비로소 멈춰 서기로 했다.
기록하지 않으면 이 귀한 순간들이
모래알처럼 빠져나갈 것만 같아서.
나조차 나를 놓아버리면,
나중에 어디까지 성장해 있을지 모를 미래의
내가 너무 가여울 것 같아서.
이 기록은 나의 20대에게 건네는 뒤늦은 사과이자,
비로소 나 자신을 온전히 지켜내겠다는
서른한 살의 간절한 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