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적인 현실은 실재하지 않는다. - 지젝의 대화
지젝이 묻기를
"왜 나치는 위험한가?"
그들의 현실 세계가 '망상으로 유지 되기 때문일 것이다.
나치의 환상은 철저히 적대관계(antagonism)와 관련되어 있다.
그들은 유대인이라는 상상의 적을 상정한다.
나치의 끔찍한 유대인 절멸 전략은
'상상된 적대관계'라는 망상에서 기안한 것이다.
마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나
유럽의 극우 정치인이
난민을 위협적인 적으로 협오하도록 유도하듯이 말이다.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벌인 이유도
난민에 대한 적대관계라는 환상에서 찾을 수 있다.
브랙시트 이후 영국은
트럭 운전사 등이 인력 부족에 시달리며
극심한 경제침체를 겪고 있다.
알고 보니 난민이, 동유럽인이
내 일자리를 뺏어간다는 주장은 허상이었던 것이다.
중세 유럽의 마녀사냥이나,
우리나라의 군부독재 시절에
벌어진 빨갱이 사냥이나 친북몰이도
상상된 적대관계라는 망상에 의해 유지된 바 있다.
현실은 특정한 좌표계로 욕망이 투사된 것이기에
중립적인 현실은 실재하지 않는다.
중립의 환상이 지배하는 사회
우리 사회는 중립을 정답인 양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
중립은 두려움의 투사다.
중립은 현실이 무서워 실은 그 현실에 복종하려는 입장이다.
권력에 타협하는 자신의 비겁함을 숨기려 중립을 가장한다.
지젝이 말하듯이 중립적인 현실은 없다.
다시 말해 중립을
삶의 정답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우리의 지각은 늘 왜곡을 겪기 마련이다.
관찰자가 관찰되는 것의 일부니까!
우리 마음은 현실의 일부이므로
현실에 관해 중립적인 시각을 가질 수 없다.
증상을 즐겨라! 슬럼프를 환영하라! | 김성민 - 교보문고 (kyob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