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자기

by eunice 유니스

옛날 옛적에 나라에서 제일가는 도자기공이 있었어.


하루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들라는 임금님의 명을 받게 되지.


도공은 고민에 빠졌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자기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고민에 빠진 도공에게 동네 사람들은 “ 자네가 평생을 갈고닦은 모든 기술들을 다 사용해서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최고로 화려한 도자기를 만들어보게나.” 라며 조언을 해주었지.


순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들어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도공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어.


도자기가 아닌 자신이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지.


세계 모든 나라를 돌아다니며 또 다른 기술들을 배워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들 수 있고,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도공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든 거야.


임금님께 자초지종을 아뢰고, 10년이란 시간을 주시면 세계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기술들을 배워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들어 드리겠노라 약속을 드렸어.


도공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배웠어.


자신은 우물 안 개구리였고, 세상은 정말 넓고, 배울 것도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지.


10년이 되던 해, 도공은 세계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어.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는 몹쓸 병에 걸려서 죽고 없고, 하나밖에 없던 외동딸은 멀리 시집가서 없고, 거미줄 가득한 빈 집만 덩그러니 있었지.


임금님과의 약속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슬퍼할 시간도 없었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서 드디어 물레 앞에 앉았지.


그런데 자꾸 눈물이 앞을 가려서 섬세한 작업을 할 수가 없는 거야.


이상하게도 눈물은 멈추지 않았어.


도공은 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겼지.


무언가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는 듯, 호흡을 가다듬고 물레를 돌리기 시작했어.


드디어, 임금님과의 약속된 날.


도공은 도자기를 무명천으로 잘 감싸서 임금님 앞에 진상했지.


어느새 연로하여 기력이 쇠해진 임금님은 자신이 죽기 전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자기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


도공이 무명천을 걷어내자 일제히 약속이라도 한 듯 조용해졌어.


들숨 날숨만 겨우 들릴 정도였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자기를 기대했던 사람들 눈앞엔 하아얀 백자 밖에 보이지 않았거든.


임금님도 신하들도 모두 아무 말 없이 백자를 쳐다보기만 했어.


한참의 어색한 침묵이 흐른 후, 임금님은 미소를 지으시며 도공에게 수고했다 한 마디 하시고 높은 관직과 땅을 하사하셨어.


도공은 임금님이 하사하신 높은 관직과 땅 모두를 정중히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갔어.


그리고 며칠 후 임금님은 승하하셨고, 도공은 살던 집을 팔고 시집간 딸이 사는 동네로 이사를 갔지.


그리고는 죽을 때까지 다시는 물레를 돌리지 않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