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없는 믿음으로

Baptizing the devil을 읽고 3

by ENOCH 박두일

오늘 아침,

아들을 학교로 태우고 가던 차 안에서

빨간 옷을 입고 손을 흔드는 선거운동원을 보다가

느닷없이 1633년 6월 22일에 있었던 재판정으로 이끌려갔다.


로마, 델라 미네르바 수도원의 재판정,

벽은 축축하고, 창문은 햇빛을 흩뿌리고,

앞에는 열세 명의 추기경들— 붉은 비단 옷에, 손에는 금반지.

그들의 눈은 그들의 옷처럼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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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흔의 나이로, 등은 굽었고, 무릎은 떨리고,

목소리는 거의 기어들어갔다.

내 할머니의 손을 닮은 그의 오른손이 펼쳐진 성경 위에 얹혀졌고….

“저는 항상 믿었고, 지금도 믿으며, 앞으로도 믿겠습니다…

거룩한 교회가 가르치는 모든 것을.”


백미러로 멀어지는 빨간색 옷 속의 운동원들의 얼굴이 햇빛을 받아 밝다.

진실이란 건 얼마나 연약한가—고문 도구 하나,

혹은 폐결핵 한 줌에도 휘청거리는 것.

추기경들 뒤의 촛불은 흔들렸고,

그는 "지구는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눈동자는 창밖을 향하고 있었다.

“그래도…”라고 입술이 뱉지 못한 말을

양쪽 뺨이 대신 말하는 듯했다.


거짓없는 믿음으로

그는 무릎을 꿇었고

거짓없는 믿음으로 우리 아들이

오늘 시험에서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적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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