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른쪽 두 번째 발가락.
당뇨가 심한 예순 네 살 환자였다.
집은 익숙했다.
예전에 발뒤꿈치 간호 차 다녀간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초인종을 누를 때
나는 별 긴장도 하지 않았다.
문이 열렸고,
아, 그 환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 동네에선 기억도 복제되는 법이니까.
나는 곧 붕대를 풀고 상처를 확인했고,
손놀림은 익숙했다.
그가 내게 말을 걸기 전까지는.
“작년에 이 집을 샀어요.
전 주인은 총으로 자신을 쐈대요.
그런데 그 사람이 맨날 나를 찾아와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구나, 그 환자는 죽었구나.
좀 더 잘해 줄 걸.’
붕대를 다 감고 처방을 다시 확인하고
‘수고하세요’ 하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차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죽은 자의 영혼이
살아 있는 자에게 찾아왔는데,
나는 살아 있으면서도
아무런 영혼도 담지 못하고
그의 이야기를 흘려보냈구나.
한쪽 가슴이 텅 빈 드레싱 통처럼 울렸다.
차 안은 조용했다.
붕대는 잘 감겼지만
나는 아직 풀지 못한 무언가에 감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