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향수 리뷰를 시작한 것은 사실 트위터에서였다. 그러나 트위터에서는 글자 수에 제한이 있어 길게 글을 쓰면 첫 트윗은 사람들이 많이 읽어도 타래로 써놓으면 나머지는 퍼지지 않아 답답하다고 느꼈다. 트위터에서는 향수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비교적 적어서 교류가 어려웠던 것도 한몫 했다. 블로그나 티스토리 같은 것을 하기에는 블로그는 여러모로 꾸미고 폰트도 예쁜 걸 고르고 이래야 할 것만 같아서 매우 귀찮았고, 유튜브를 할까 고민했지만 친구 Y나 나나 별로 유튜브에 얼굴과 목소리를 까고 나오고 싶지 않았다. 그럼 목소리 변조한 두 명이 가면같은 것을 쓰고 나와 설명하고 빨리감기 하고를 반복하다 끝나는 이런 재미없는 영상이 될 텐데, 아무도 안 볼 것은 물론이요 영상편집을 해야 하고 매번 향수를 어디로 들고 가야 하고 신상이 유출될 수 있고 이런 모든 과정이 싫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2019년에 시작했다. 벌써 4년째다. 짧은 시간이지만 향수를 평가하는 사람으로서 평가방식의 한계에 대해느낀 점이 몇가지가 있다. 이게 향수에 관심있는 사람, 향수를 만드는 사람, 향수를 평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모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향수를 리뷰하는 경우 별점을 매기거나 점수를 주는 경우로 이 향수가 좋았다, 나쁘다 등을 표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루카 투린부터 팔로워 한 자리수 유튜버까지 대부분 이런 방식을 채택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점수를 주지 않고 있지만, 그것은 내가 더 많은 향수를 맡아보는 과정에서 향에 대한 생각이나 민감도, 파악하는 능력, 취향 등이 바뀌거나, 점수 인플레이션등이 일어날까 걱정해서이지 이 점수제도가 잘못되었다거나 이런 평가방식을 채택한 사람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다. 별점 제도는 아주 좋은 평가 방법이다! 나는 그냥 내 자신이 충분히 객관적이며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제시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향수 리뷰에는 리뷰어마다 여러가지 다양한 기준이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확산성과 지속성, 즉 이 향수가 얼마나 멀리까지 퍼지나와 얼마나 오래가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로는 예술성(이건 사람마다 다 평가기준이 다르다. 얼마나 아름다운가?가 기준이기도 하고, 구조나 표현의 파격성을 보기도 한다)도 있고, 재현의 충실성(예로 "생화 느낌", "꽃집에 들어온 느낌" 등의 표현을 많이 봤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이런 인공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사람들이 많이 선호해서 그러는 것 같기도 하다), 고급스러움(이것 역시 자의적인 느낌이 강하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완성도(역시 자의적이라고 생각한다), 참신함 등의 요소가 있는 것 같다.
1. "컨셉"이 뛰어나면 사람들은 재현의 엄밀함에 대해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여기서 "컨셉"을 위에 설명한 완성도, 예술성, 참신함 뿐만 아니라, 해당 브랜드의 정체성, 해당 향수가 표현하려고 했던 주제를 모두 포함하는 매우 포괄적이고 다소 추상적인 뜻으로 사용했다. 이 6가지가 다 뛰어나면 사람들은 이 향수에, 예로 "패츌리"라고 한다면 정말 패츌리 향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해변"이라고 하면 이게 정말 해변의 느낌인지에 대해 그렇게까지 신경쓰지 않는다.
좋은 예시로 르 라보의 "로즈 31"이 있다. 이름에 장미가 들어가고, 장미향이 나긴 하지만, 이것은 실제 우리가 맡는 장미향과는 매우 거리가 있다. 가죽, 여러 향신료, 무엇보다 우디한 향이 많이 나는데 아무도 여기에다 "실제 장미하고는 상관 없는 장미로서 실패한 장미향입니다." 라고 하지 않는다. 먼저, 서양에서 보통 장미는 여성스러운 향이라고 생각되는데 그것을 중성적 혹은 남성적이라고 여겨지는 향들과 결합하여 여성스럽지 않은 느낌의 장미향을 만들었다는 참신함 및 해당 향수가 표현하려고 했던 목표의 충실한 이행, 르 라보 즉 실험실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독창적이고 남들과는 다른 느낌의 향수를 만든다는 브랜드 정체성,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의 완성도와 예술성을 보장했다.
마찬가지로 세르주 루텐의 많은 향수들이 있다.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튜베루즈 크리미넬"의 경우 처음에 엄청난 파스향 같은 냄새가 난다. 그러다 따스하고 부드럽고 달콤한 튜베로즈 향이 나기 시작하는데, 이 향수의 의의는 현재 유행하는 "꽃집에 온 것 같은" 산뜻하고 밝은 튜베로즈 향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다. 이 향수가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는 튜베로즈를 해체해버리는 파격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튜베로즈를 맡으면 약간의 파스향과 함께 우리가 잘 아는 튜베로즈 향이 나기 시작한다. 향수 역사에서 프라카스를 시작으로 기존의 튜베로즈를 해석하는 방법은 튜베로즈의 향긋하고 달콤하고 꼬릿하고 강렬한 화이트 플로럴 특유의 느낌을 다른 꽃들과 합쳐서 표현하는 것이었다. 디올 쁘아종, 베르사체 블론드, 마돈나의 트루스 오어 데어 등이 다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고, 그나마 다른 것을 시도한게 튜베로즈의 강렬함을 조금 얌전하게 한 딥티크의 도 손 등이었다. 그러나 세르주 루텐은 튜베로즈의 파스향을 없애지 않고 아주 강하게 전면적으로 앞에 내세워 사람들에게 후각적 쇼크를 준 다음 향긋함으로 안아주는 것을 택했다. 즉 참신함과 예술성, 해당 향수가 표현하려고 했던 주제(크리미넬은 범죄자적인 이라는 뜻이다), 세르주 루텐이란 브랜드와 인물의 음울함과 괴짜스러움을 잘 담아냈기에 재현의 엄밀함에 대한 지적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프레데릭 말의 카넬 플라워를 시작으로 조금 더 자연스럽고 내츄럴한 튜베로즈, 더 나아가서는 맑고 가볍고 부담스럽지 않은 튜베로즈를 표현하려 하는데, 이러면 한계가, 얼마나 "자연스러운지"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는 것이다. "너무 인공적이다", 등의 재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에, "튜베루즈 크리미넬"은 그걸 비웃듯 계속 차갑고 따뜻한, 흑백으로 잘라진가면을 쓰며 이죽거리고 있다.
완성도, 예술성, 참신함 등을 못 하겠으면 해당 브랜드의 정체성이나 해당 향수가 표방하려는 바를 아무렇게나 자극적으로 잡으라는 뜻이 아니다. 정말 계속 말하는데 과도한 성적이거나 폭력적인 이미지는 처음에 사람의 인상을 끌긴 쉬워도 계속되면 매우 빠른 피로도를 축적한다. 다른 컨셉도 마찬가지다. 킬리안의 경우 "마이 카인드 오브 러브" 라인에서 "Bad Boys Are No Good But Good Boys Are No Fun " "I Never Make The Same Mistake Twice, Unless They're Crazy Hot" 등의 아주 길고 조금 하이틴스러우며 2000년대 emo 락밴드 음악 제목같은 향수들을 출시했는데 성공한 것이 다른 라인에 비하면 적다. 당연하다. 와, 너 그 향수 뭐야?라고 했을 때 저 긴 이름을 줄줄이 내뱉긴 어렵다. 프레데릭 말의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도 줄여서 포오레, 영어로는 PoaL 이라고 부르는 시대에 저런 이름은 조금 곤란하다.
참신성에만 투자한다고 성공적인 향수가 되는 것은 또 아니다. 데메테르 같은 경우 매우 특이한 향수들이 많다. 좀비, 새끼고양이 털, 대마초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인공적인 향이 날 때가 많고 향의 지속력 역시 약한 편이다. 때문에 잠깐 화제가 될 수는 있겠으나 그런 충격적인 컨셉을 이어가려면 또 그것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표현할 것인가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제 향 노트에 "녹아버린 아스팔트" "콘크리트" "석유" 등 기존 향수계에서 아름답지 않다고 생각해 향수 테마로서의 가치마저 없다고 생각한 재료를 쓰는 것은 더 이상 그렇게 파격적이진 않기 때문이다. 그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지가 더 가치가 있고, 무엇보다 향으로 하는 실험보다는 무난한 향이 더 각광받는 현재 한국에서 이는 길게 성공하기 어렵다. 현재 한국의 고객들을 욕하는 게 아니라 당신이 현재 한국에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쓴 구절이며, 이건 다른 곳에서도 다 나타나는 현상이다.
결과적으로 향수는 누가누가 어떤 무엇을 엄밀하게 재현했는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그냥 해당 원료를 가지고 다니면 된다. 무엇을 조향사가 표현했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석하려 했는지가 훨씬 중요할 때가 많다. 이것 역시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 같다.
2. 향수의 역사적 의의 역시 매우 중요하다.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지만, 향수 역시 패션과 같아 어떤 향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리뷰어들이 샤넬 No.5를 무시하는 발언을 할때마다 매우 화가 난다. 자연물이나 특정 문화, 풍경, 감정 등 존재하는 단어가 아닌 No.5라는 명칭 그 자체도 파격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샤넬 No.5가 없었다면 알데하이드가 들어간 플로럴 향수 유행이 없었을 것이며, 여성향수의 목적이 자연을 재현하거나 모방하는 것에서 탈피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고, "깨끗함"이 향수에서 매력적이고 섹시함의 요소로 쓰이기에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이 뿐인가? 당신이 좋아하는 소위 "물냄새"나 화이트 머스크 특유의 갓 다려낸 와이셔츠 같은 향이 받아들여지기에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향수가 만들어진 1920년대 당시에는 애니멀릭하고 비교적 꼬릿한 향들이 섹시함의 전형으로 여겨졌는데 샤넬 No.5의 알데하이드로 가득한 탑 노트는 깨끗한, 차가운, 세탁물이나 비누를 연상시키기면서도 매우 매혹적이고 관능적이라 여겨졌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샤넬 No.5를 좋아할 수는 없고 그럴 가능성 역시 없다. 하지만 리뷰를 할 때 만약 어떤 향수가 내 취향이 아니더라도 이것의 역사적 의의도 어느 정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수가 어떠한 예술적 영역이라고 말하고 싶으면 그래야 한다. 다른 예술 영역 역시 마찬가지로 어떤 예술사조가 더 이상 유행하지 않아도 해당 사조가 끼친 영향을 존중하고 고찰해보듯, 향수도 마찬가지다.
향수는 많은 예술 영역 중에서도 역사적인 작품의 보존이 비교적 어려운 편이라고 생각한다. 회화나 조각 같은 경우, 결과물이 남고 안료 분석 등으로 어떻게 보였을 지 복구하기도 한다. 복식사 역시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여러 기록 등에 힘입어 많은 사람들이 복식을 복구하거나 재현하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예술 영역으로서 음악, 미식 등이 비슷한 것 같은데, 음악은 물론 현재는 녹음을 할 수 있고 악보가 남아 있지만, 녹음 기술이 있기 전의 복원에는 힘든 부분이 존재한다. 미식은 해당 식재료가 멸종되었거나 멸종위기거나 환경이 파괴되었거나 등등의 이유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생산중이고, 레시피가 소실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어느 정도는 재현이 가능하다. 그러나 향수의 경우, 미식과 똑같은 이유료 여러 재료를 쓸 수가 없을 뿐더러 여러 규제로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적인 향수들이 재조합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원본을 경험하거나 재현하는 것은 어렵다. 팔리는 상품이란 점에서 개인이 사적으로 역사적 어떤 음식을 해먹는 방식처럼 비영리적이기에 외부의 간섭 없이 고증에 충실하기보다 새로운 트렌드를 조금씩 반영해야 회사에 득이 된다는 점에서 더욱 원본의 마법을 보존하기에는 어려운 법이다.
더욱 힘든 점은 향수의 조향 비법은 조향사들에 의해 매우 비밀스럽게 지켜져온 경우가 많고 음식 레시피처럼 책으로 남기는 식으로 공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당장 교보문고만 가면 넘쳐나는 소위 "카피향수"만 봐도 왜인지 알 수 있다. 맥도널드 버거 레시피는 금고 안에 꽁꽁 숨겨져서 지켜진다고 하는데, 향수도 거의 비슷하게 다들 숨기려고 한다. 이런 여러 이유 때문에 역사속 음식을 복원하려는 여러 시도들과 달리 향수는 복원 자체가 매우 어려워 기록물로서 보존하기 어렵다. 프랑스의 향수 박물관인 오스모테크의 설립 당시 향이란 태생적으로 보존하기 어려운 영역이므로 어떠한 기관이 전담하여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필요성과 문제의식이 지지를 얻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향수의 역사적 의의에 대한 조명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존하기 비교적 쉬운 예술분야도 보존을 거치는데 향수는 보존이 어려움에도 보존에 대한 필요성, 역사성에 대한 고찰이 부족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 샤넬 No.5를 예로 들어서 말했던 것처럼 한 향수가 향수의 역사에 끼친 영향과 상징성을 보는 것으로서의 역사적 의의가 있을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단한 상징성이나 역사에 끼친 영향, 예술적 완성도는 떨어져도 당시 향수 풍조를 잘 살펴볼 수 있는 예시로서 어떠한 향수를 탐구할 수 있을 것이다. 패션 뿐만 아니라 회화, 조각, 폰트 디자인, 음악, 소설, 영화, 만화등 여러 영역에서 고전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고, 이제는 더 이상 그것이 소비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떠한 예술적 영역에서 재현되거나 아니면 모티브를 얻어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것이 예술의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심슨 가족>의 경우에도 워낙 오랜 시간 동안 방영되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계속해서 당시 미국의 시사적 사건이나옷은 물론이고, 팝 컬쳐에 대한 레퍼런스가 매우 방대하게 나온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이렇게 쌓아올린 전통을 부수는 파격적인 시도를 하려면 어쩔 수 없이 전통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 시즌 1 에피소드 1화를 보면 셰프 마시모 보투라가 나온다. 이 사람은 이탈리안 음식을 현대화하고 싶어했고, 그 일환으로 원래는 한 수저에 여러개씩 건져 먹는 토르텔리니를 6개만, 그것도 육수는 양 옆에 둔 채로 아무것에도 적시지 않고 접시에 달랑 일렬로 세워놓았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의 분노를 샀다. 하지만 내가 그 메뉴를 받았으면 어땠을까? 나는 토르텔리니를 원래 어떻게 먹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저냥 맛있게 먹었을 것이다. 메뉴가 표현하려고 했던 파격이나 대담함, 도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토르텔리니를 원래 어떻게 먹는지 안다고 해도, 해당 문화에서 자라나 할머니가 해주는 토르텔리니를 먹고 자란 사람보다는 훨씬 충격이 덜할 것이다. 아, 신선한 방식으로 플레이팅 했네, 정도가 내 감상의 끝이지 않았을까.
전통적인 토르텔리니와 육수 수프.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inspirekelly/6375459211
비슷하게 향수 역시 새로운 시도, 파격적인 시도라 생각되는 것들이 있다. 프레데릭 말의 카넬 플라워가 그렇고, 스텔라 맥카트니의 스텔라(현재는 단종되었다)가 그렇다. 우리가 지금 느끼기엔, 두 향수 모두 나온지 꽤 시간이 지났으므로 (카넬 플라워는 2005년에, 스텔라는 2003년에 나왔다)이게 왜 파격적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우리가 이 두 향수 이후 비슷한 방식으로 튜베로즈 혹은 장미를 해석한 향수가 많이 나온 후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만약 계속 향수를 만들고 싶거나 평가하고 싶다면, 지금까지 향수의 어떤 해석이 주류고 전통이었는지를 아는 것은 해당 트렌드를 오마주하거나 아예 파격적으로 뒤틀어버리는 상상을 할때 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끝맺으며
이런 류의 글을 쓸 때마다 늘 걱정하는 것인데 향수 리뷰를 하고 싶은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 "헉... 나는 예술성도 사실 잘 모르겠고 역사까지 알기는 귀찮고 머리아파서 싫은데... 이런 거를 다 알고 있어야만 향수 리뷰를 할 수 있어? 너무 힘들다 안 해야지/완전 꼰대스럽다" 이렇게 느낄까봐 마음을 졸이곤 한다. 이건 그냥 이런 요소도 고려하면 좋지 않을까요 정도의 제안 느낌이고, "이것도 고려 안하다니 당신은 쓰레기입니다. 그렇게 게을러서 무슨 향수를 리뷰한다는 겁니까. 영원히 오물에서나 뒹구세요." 이런 비난조로 절대 읽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런 정보를 안다면 더 재밌지 않을까, 강박에서 벗어나서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정도의 팁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