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 공원
다음날 아침에는 칠로에 섬을 떠나, 다시 페리를 타고 푸에르토 몬트 (Puerto Montt)로 가서, 비행기로 푼타 아레나스 (Punta Arenas)에 도착했다. 이곳은 파타고니아와 남극 방문의 시발점이자 종착지로 알려져 있다. 파나마 운하가 생기기 전까지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주는 뱃길의 가장 중요한 항구였다 한다. 19 세기의 번영을 느끼게 해 주는 건물들이 군데 군데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가 머문 호텔도 20세기 초반 부잣집 저택으로 사라 브라운 저택 (Palacio Sara Braun) 이라 알려져 있는 곳이었다. 시내 한가운데에는 네오클라식 양식의 '마리아 옥실리아도라 교회 (Santuario Maria Auxiliadora)'가 우뚝 솟아있었다. 역시 해산물들로 구성된 저녁을 먹고 마젤란 해협이 보이는 바닷가와 시가를 걸었다. 마젤란의 동상이 공원 한가운데에서 먼발치에 있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브라운 저택
마리아 옥실라리아 교회
여러 해산물로 구성된 저녁
마젤란 동상
푼타 아레나스 표시
다음날 아침 버스는 푼타아레나스를 뒤로하고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토레스델파이네 지역을 안내할 칠레 가이드 에두아도가 여기에서 합류했다. 에두아도는 지질학을 전공했다 하고, 이 지방의 자연에 대해 설명하고,하이킹도 이끌기로 하였다. 마젤란 해협이 멀어지면서, 푸에르토 나탈레스 (Puerto Natales) 마을을 지나고, 초원너머 멀리 눈 덮인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민가들 옆 철사줄로된 경계사이를 말타고 가는 가우쵸와 그를 따르는 개가 보이기도 했다. 가끔씩 버스를 세우고 내려서, 아스라이 보이는 토레스델파이네의 산봉우리들도 보고, 초원위로 움직이는 동물들도 보았다. 특히 파타고니아의 대표적 동물로 알려진 라마계열의 구아나코 (Guanaco)와 타조계열의 리아 (rhea)를 볼 수 있었다. 아스라이 보이는 눈덮인 산을 배경으로 초원위에서 무리지어 있는 구아나코는 그야말로 파타고니아 그림엽서로 써도 좋을법 하였다.
푸에르토 나탈레스를 벗어나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으로 들어서는 길
가우쵸와 그를 따르는 개
구아나코
리아
토레스델파이네 국립공원의 산들을 배경으로 초원의 구아나코 무리
거의 반나절만에 드디어 공원에 도착하였다. 첫번째 들른곳은 사르미엔토 (Sarmiento) 호수 였다. 그앞으로는 장대한 파이네 산맥 (Cordillera del Paine)이 주위를 압도하며 위용을 드러냈다. 구름이 토레스델파이네를 덮고 있어 그 봉우리들은 보이지 않았음에도 그 자취는 십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서 낮은 나무와 풀이 덮여있는 언덕을 올랐다. 삼십분 정도 걸어서 언덕을 넘으니 노덴스켈드 (Nordenskjold) 호수가 보이며 그 위를 파이네 산맥이 압도하고 있었다. 공원 도처에서 파이네 산맥은 위용을 떨치고 있었다. 하이킹을 마치고 호텔로 가는 중에 버스가 잠깐 페오에 (Pehoe) 호수위 관망대에 우리를 내려 주었다. 마침 구름도 걷히기 시작해, 거울같은 파란 호수위로 산들이 그 모습을 더 또렷이 드러내었다. 특히 세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파이네의 뿔 (Cuernos del Paine)은 마법같이 머리속에 각인되었다. 우리는 공원 안에 있는 그레이호텔 (Grey Hotel)에 짐을 풀었다.
토레스첼파이네 국립공원 입구
사르미엔토 호수에서 바라보는 파이네 산맥
구름에 가린 토레스델파이네 봉우리들
노덴스켈드 호수 하이킹중에 칠레 가이드 에두아도와 함께
노덴스켈드 호수위로 보이는 파이네 산맥
페오에 호수에서 바라보는 파이네 산맥
파이네의 뿔
둘째날 아침, 호텔 로비는 일찍부터 붐볐다. 많은 하이킹들이 여기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유명한 프렌치 밸리 하이킹은 벌써 인원을 채웠다 하였다. 21 킬로미터 트레일을 9 시간 동안 걷는 고난이도의 트레킹이라 적혀 있었다. 좀더 젊었을 때 왔었으면 아마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노인들에 적합한 하이킹을 하기로 하였다. 아침 먹으러 방문을 여니 마당에서 카라카라 (Caracara)가 거닐고 있었다. 매과에 속하는 새로 역시 파타고니아에 많이 사는 종이라 한다. 밤새워 오던 비가 멈추며 그레이 호수위로 무지개가 보였다. 개어가는 하늘 아래로 그레이 호수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레이 호수에서 빙하 관광하는 보트도 보였다.
카라카라
그레이 호수위로 드리운 무지개
비가 걷히며 드러난 그레이 호수의 모습
오전에는 페오에 호수와 노던스켈드 호수 사이에 있는 큰 졈프라는 뜻의 살토 그란데 (Salto Grande) 폭포로부터 델토로(Del Toro) 호수까지 약 왕복 두시간 정도 하이킹을 했다. 길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지만 산에서 불어 내려오는 바람이 때로는 앞으로 나가는걸 어렵게했다. 일행중 반 이상이 중도에 하이킹을 포기했다. 하지만 나와 아내는 끝까지 걸어가 델토로 호숫가 까지 가서 돌아왔다. 가이드 에두아도는 이곳 토레스델파이네에서의 하이킹을 위한 일기예보는 비가 아니라 바람 위주라고 말해 주었다. 델토로 호수를 통해 바라보는 파이네의 뿔은 역시 압권이었다. 돌아오면서는 근처에서 풀을 뜯고 있는 구아나코 무리를 만났다.
살토그란데
살토그란데 하이킹
살토그란데 하이킹 반환점
델토로호수에서 바라보는 파이네의 뿔
히이킹 중에 만난 구아나코 무리
오후에는 그레이호수 비치를 걸었다. 멀리 그레이 빙하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세게 불어왔다. 바람을 막아주는 곳도 없고, 더구나 비치는 조약돌로 되어 있어 발이 그 위에서 미끄러지며 몸의 균형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30 분 이상을 바람과 싸우며 비치위를 걸어, 전망대로 향하는 섬에 도착해서야 발걸음을 제대로 띨 수가 있었다. 전망대에서는 멀리 그레이 빙하가 보였다. 호텔에 돌아오니 나른한 몸은 어쩔 수 없었지만 하이킹의 기쁨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다.
그레이 호수 비치
그레이호수 전망대 하이킹
그레이 빙하가 보이는 전망대
토레스델파이네 국립공원에서의 마지막날 아침식사후에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중간중간 쉬면서 모두들에게 마지막으로 칠레 파타고니아의 모습을 감상할 기회들을 주었다. 호숫가 풀밭에 떼지어있는 마젤란 기스 (Magellan geese) 도 보았다. 전망대에 다시한번 서서, 공원에서 만들어 놓은 사진 프레임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는 파타고니아의 초원위에 우뚝 솟아있는 파이네 산맥을 뒤로 하고 아쉬운 이별을 하였다.
마젤란 기스
파타고니아 초원 뒤로 위용을 나타낸 파이네 산맥
토레스델파이네 기념 프레임